최근 5년 수주실적 중 최대 83.6% 해외석탄발전사업
글로벌 탈석탄 영향 직격탄 경영위기 침몰 탈원전 탓
세계적 에너지전환 산업도 전환시대, 못 따라가 도태
국내 풍력산업계 대만 해상풍력 수주액만 8천659억원
연간 300조원,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 공략 합류해야

두산중공업 경영악화 정부 에너지정책 때문?

추진호 탐사보도국장 기자 | | 입력 2020-01-15 10: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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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추진호 탐사보도국장 기자]국내 종합일간지는 최근 비중있게 다룬 보도에서 국내 원전 주요기기(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 독점 공급업체인 두산중공업 경영난을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라고 기사화했다.


그 후유증으로 두산중공업 전체 임원중 20%가 해임 통보를 받았다고 노골적으로 우회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칼끝을 정부로 향했다.


한 술 더 떠, 이 보도는 제1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을 인터뷰를 인용해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이 시작되자 거의 매일 다섯명꼴로 직원 사표를 받아야 했다."면서 두산중공업의 경영악화가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 때문인 것으로 기정사실화했다.

이번 보도와 관련, 에너지전환포럼측은 두산중공업의 경영악화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 때문인가를 짚어봐야 한다고 팩트체크했다.

그 근거로 두산중공업의 경영실적 악화는 1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주가 하락으로 최근 5년간 손실 2조6000억 원, 2013년 이래 당기 순익 제로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발췌, 발전소 야경모습 

두산중공업의 사업보고서 자료에 의하면, 두산중공업의 발전부문은 세계 에너지 시장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해 해외석탄발전과 국내 원전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 경영악화를 자초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전세계적인 코닥, 후지 등 아날로그 필름사업만 고집하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 경영악화로 추락한 것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두산중공업은 원전과 석탄발전 주기기 공급과 발전소 건설으로 주요 실적을 내는 곳이다. 주기기 공급은 한 기당 1조원 안팎으로 한 번 계약규모가 크지만 시장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실적을 내기 어렵다.

2014년~2018년, 5년간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니 국내 원전관련 수주계약은 2조 1000억원 가량의 신고리 5, 6호기 주기기 계약을 한 2014년을 제외하면 4.3~10.8%에 불과하고 해외석탄발전관련 수주계약은 최대 83.6%에 달했지만 2018년 무실적을 기록했다(건설 포함).

2018년 세계 에너지원별 투자금액은 재생에너지가 전년 2980억달러에서 3040억달러(352조원)로 늘었고, 석탄발전과 가스 등 화석연료에 전년 1320억달러에서 1270억달러(147조원)로 줄어들었다. 원전 투자액은 170억달러에서 470억달러(54조원)으로 늘었지만 재생에너지 시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기 시작한 일부 세계 금융자본이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있는데 이 경향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여 현재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는 좌초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석탄발전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원전시장은 화력발전 시장보다 규모가 더 작고 다른 발전원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지며 중국과 러시아, 유럽, 미국 등 자체 기술을 보유한 나라에 수출하기도 어려워 해외 시장도 큰 기대를 할 수 없다. 단위면적당 석탄발전과 원전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도 신규석탄과 원전을 언제까지나 늘일 수 없는 상황이므로 어차피 축소될 시장이었다.


국내외 시장과 정책의 변화를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원전과 석탄발전 산업을 고집한 경영진 오판의 결과가 현재의 경영악화로 귀결된 것이다.

2019년 9월에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가 발간한 두산중공업 보고서를 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 3년 동안 발전 시장의 방향을 오판해 발전 부문에 참여하는 다른 많은 국내 대형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성장 잠재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고 말았다."평가했다.


따라서 두산중공업이 시장의 추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글로벌 발전 시장의 재편을 주도하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하는 전략 대신에 원자력과 화석 연료 발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탓을 하는 것은 순전히 책임 전가로 지적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GE 최고 재무책임자인 제프리 번스타인은 2017년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시장이 변했는데 우리는 충분히 빠르지 못했다. 전력시장을 잘못 평가해 (화석발전 부문에) 과잉 투자했다."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국내 발전부문 산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되는데, 대만 해상풍력발전(총 5.5기가와트) 시장이 단계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서 2018년 9월부터 국내 관련 기업들(타워, 하부구조물, 자켓 구조물, 전력망 구축 등)의 수주가 본격화되고 있다. 2018년 9월부터 대만 해상풍력발전 관련 국내 업체들의 수주액이 총 8659억원에 이르는데, 2019년 미국 등 해외수주액까지 더하면 1조원이 넘는다.

두산중공업도 풍력발전 터빈을 생산하고 있어서 2018년 1511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서남해 해상풍력 60메가와트 덕분이다. 아직 풍력터빈이 해외로 수출할만큼의 기술수준이 아니라서 두산중공업이 풍력부문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데 작년에 유상증자를 단행한 9483억원을 두산건설에 공급해 버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해버렸다.

재생에너지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대만 정부가 이번 총통 선거 결과 재집권하게 돼 작년말에 발표한 10기가와트 해상풍력발전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대만 정부가 풍력발전에 공급하는 설비의 일정 비중 이상을 대만 현지에서 조달하도록 하는 LCR(Local Contents Rule)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풍력 타워업체 씨에스윈드, 대만 현지에 공장 건설).

대만보다 국토면적도, 발전시장 규모도 훨씬 큰 한국이 본격적으로 풍력발전 시장을 키운다면 원전과 석탄발전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다.


두산중공업도 2018년 투자자에게 제공한 참고자료에서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해상풍력 등의 신규사업이 원전과 석탄발전 취소·축소 사업을 능가할 것으로 보아 두산중공업의 국내 사업의 규모와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현 정부가 국내 풍력발전시장을 여는 데에 있어 대만보다도 더디다는 것이다. 풍력자원만 739기가와트의 기술적 잠재량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2018년 한 해 풍력발전 국내 실적은 168메가와트에 불과하고 환경부, 산림청, 해수부 등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복잡한 인허가 과정과 지자체의 과도한 주민 수용성 보장 요구 등이 풍력발전 시장을 가로막고 있다. 반면에 대만은 단일 창구(Single window)제도로 풍력발전 사업의 인허가를 한 창구에서 해결하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빠르게 풍력발전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화석연료와 원전이 당분간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관련 산업이 쇠퇴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에너지원에서 풍력,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으로의 대체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세계는 물론 아시아의 재생에너지 발전시장 규모는 매우 크다. 높은 기술과 인력자원이 자산인 나라에서 과거의 향수에 젖어 남 탓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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