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결과 산업부, 에기평, 묵인탓
규모 3.1 지진 발생 이후 원인알고도 묵살
지진 위험도 분석조차 않고 공사강행 드러나
심부지열 개발‧이용 연구 용역결과도 부적정
지열발전 연구개발사업 과제기획 부당 관여
스위스 바젤 지열개발 중 지진원인도 묵살

포항 지진 피해, 인재였다

추호용 기자 | | 입력 2020-04-06 07: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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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추호용 기자]포항 지진이 발생하자. 정부부처와 관련 연구기관, 업체는 자연재해로 돌리기 급급했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산업부 지열담당 모 과장는 다수 전문가들이 국내 기술수준 분석 등을 거쳐 2010년 '200㎾ 급 지열발전 파이롯트 플랜(Pilot Plant) 구축'과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는데도 충분한 조사·검토 없이 강행했다.

정부 R&D연구과제조차 다르게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R&D 기본계획 및 2010년 에너지 기술개발 실행계획과 다르게 ㎿급 지열발전 과제를 추진하도록 기획대상 과제를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에 통보하고, 과제 상세기획 과정에서 전문가 반대했다.

▲지난해까지 포항지진이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때문이라고 국회 정문에서 피켓시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산업부 등 관련기관은 침묵했다. 사진 김영민 기자 

이에 무슨 이유인지 산업부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플랜트 건설을 기술개발 목표에 포함해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고 국고 손실을 입혔다.

여기에 꼼수가 작동됐다. 총사업비만 500억 원을 넘지 않도록 지시하는 등 과제기획에 부당한 관여까지 했다.


해외사례도 유사한 일이 있었지만, 우리와 달랐다.

스위스 바젤(Basel)에서 2006년 12월 8일 지열저류층을 개발하기 위해 시추공(5009m)에 고압의 물을 주입하던 도중 및 직후 규모 1 이상의 지진이 100회 이상, 최대 규모 3.4의 지진이 발생됐다.

바젤 주정부는 지열프로젝트를 즉시 중단하고 스위스, 독일, 프랑스의 관련 전문가 12명으로 SERIANEX(Trinational SEismic RIsk ANalysis EXpert group)라는 조사팀을 구성했다.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지속할 경우의 향후 지진발생 가능성을 3년간 연구토록 했다.

SERIANEX는 3년이 지난 2009년 11월 30일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지속할 경우 규모 3.4 또는 그 이상의 지진이 최대 9회 발생할 수 있다고 결론을 지었다.

보고서에는 최대 규모 4.5의 지진 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된다고 조사결과를 밝혔다.

바젤 주정부는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완전히 중단조치했다.

감사원은 포항과 다른 4개 후보 지역에 대한 지질조사가 다소 미흡한 것은 맞다고 결론을 지었다.

▲문제의 지열개발에 따른 시추가 이뤄진 현장 모습이다.  

지질조사 소요 기간과 설문조사·자문위원회 등의 부지 선정 절차를 거친 점을 고려할 때 부지 선정 과정이 부적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감사원은 대한지질학회 자문 결과 등을 고려할 때 부지 선정 단계에서 지질조사를 통해 지진 위험성을 검토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포항지열개발 컨소시엄은 2016년 12월 23일 내부회의에서 지진 발생 정보를 알리기 위해 2013년 구축한 웹사이트의 방문자 수가 너무 적어 운영의 실효성이 없고 과제진행 및 평가관리에는 크게 연관이 없다며 웹사이트를 통해 지진 발생 사실· 지진규모 공개 내용을 제외시켰다.

보고대상 중 포항시와 기상청은 R&D 관리기관이나 규제기관이 아니라는 사유로 보고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신호등 체계를 변경했다.

그 결과 이듬해 11월 15일 포항 지열발전 현장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기전까지 지진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포항시민과 포항시 그리고 기상청 등 지진 관련기관에 포항 지열발전으로 인해 유발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2017년 4월 15일 포항시 흥해읍 지역에서 규모 3.1 지진이 발생하고, 7개월 후 다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지진원인을 지열발전 기술개발사업으로 지목했다.

포항시민들은 국민감사청구(1872명)이 감사원에 접수됐다.

감사원은 문제의 컨소시엄은 사전에 바젤 중 단 사례를 인지하고 정부가 사업중단 조치했다.

문제는 산업부와 에너지기술평가연구원은 해외 지열발전 중단 사례를 알고도 2017년 4월 규모 3.1 지진 발생을 유발지진이 아닌 자연 지진으로 간주하고 묵살했다.

특히 이 컨소시엄은 2017년 8월 수리자극 시 과다한 물 주입에 대한 내부우려에도 주입한계량을 초과하는 물 주입으로 지진 위험도 증가시켰다.

즉, 지열개발을 위해 막대한 물을 땅 속으로 주입하면서 지하수로 스며들고 땅은 뒤틀리는 현상이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한 점이다.

또한 산업부는 2010년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실행계획(200㎾급, 3㎞ 시추)과 달리 2010년 9월 국내 기술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목표를 갑자기 상향(㎿급, 5㎞ 시추), 무리한 R&D 기획 지시했다.

이 부분에서 에기평조차 컨소시엄이 연차별 R&D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도 4차례 평가에서 과제 중단 등의 조치 없이 '계속' 과제로 평가해 강행했다.

컨소시엄 내부에서 산업부, 에기평, 관련 업체 모두가 인사상 불이익이 갈까봐 상호간 침묵했던 것이다.

에기평이 위촉한 평가위원조차 문제였다. 그동안 투입된 비용을 고려해 눈치보기식 온정적인 평가로 일관했다.

감사원은 지진 위험도 분석 등 안전조치 업무를 태만히 한 관련자에 대해 징계·문책을 요구했다.


▲산업부의 허술한 연구과제사업, 서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문책을 회피하고 감싸기 급급해 포항지진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피해를 줬다. 특히 연구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도 그 책임을

피해갈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산업부장관에게 앞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연차별 실행계획 및 기술 개발 로드맵 등과 다르게 추진할 경우 충분한 조사·검토·평가 등을 거치도록 했다.

과제 기획 과정에서 전문가의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검토 의견을 무시하거나 예비타당성조사를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요구했다.

물론 해당 관련자에 대해 주의 및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연구결과 평가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평가위원에 대한 제재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는 등 총 20건의 감사결과를 처분요구하거나 통보했다.


환경부 산하 기관 퇴직 임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중앙정부와 관련 산하 연구기관은 해당학회에 끈끈한 결속으로 이뤄졌다."라며 "국가연구과제, 용역사업은 대부분은 자신들이 우호적인 입장에서 심사에서 선정과정까지 자신의 입맛대로 최종 선정되는 것이 관행처럼돼 있다."고 근절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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