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는 저가입찰, 설계심의는 친환경공법 무시
기후변화 대비 항만·어항 설계기준 강화에 침묵
해안 시설물, 설계파고 파도 못견디게 설계문제
심해설계파 추정 정례화 설계빈도 기준 높여야
맹성규 의원 "기후변화 대비 시설물 기준 강화"
국토부, 해수부 등 발주처 예산타령 시대 지나

반복된 해안시설물 부실 이유 있었다

장수익 제주취재본부 기자 | | 입력 2020-10-08 1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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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장수익 제주취재본부 기자]반복되는 항만 방파제, 내륙 하천 교량 유실 등 시설물들이 태풍 등 자연재해에 반파 또는 완파가 돼 제기능을 못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원인은 자연재해를 탓만이 아닌 당초 설계에서부터 예측할 수 있는 30년 주기로 내다보지 못해서다.


공공기관 및 지자체 발주처는 여전히 과거 20년 전 그대로 공사발주 시스템을 고심하고 있다. 처음부터 예산편성 책정을 저가입찰, 반환경적 공법 업체만 참여할 수 있게 입찰조건을 맞춰기 때문이다. 입찰참여기업은 발주금액때문에 직접 공사 대신 하청을 주고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다보니, 막상 원상복구 및 재시공과 파손된 시설구조물 철거 과정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신규사업조차 기존 30년 전 방식, 규모, 예산에서 조금도 현실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반복적으로 태풍 등 피해로 복구비 등만 수천 억 원을 쏟아부을 때로 붓고, 철거비용은 비용대로 이중의 국민혈세가 허비되고 있다.


특히, 철거공법조차 책정된 예산 한계에 친환경공법을 적용할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해안 접안 시설을 비롯해 내륙 하천 구조물 절단할 때 폐수와 슬러지가 배출을 책임감리는 눈감아주거나 설령 친환경공법을 적용하는 현장은 당초 공법과 다르게 공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주를 따내기 위해 입찰용 서류로만 적용될 뿐 현장에서 반대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울릉도 사동항 방파제, 부산 남항 방파제, 경주 감포항, 제주 서귀포 서중천, 효돈천 정비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제주도, 경남, 전남 경우, 2010년 부터 반복적으로 집중 폭우로 인해 교량이 끊어지고 농가 도로 침수 등으로 막대한 재산피해를 줬다. 이같이 매년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 기존 시설물들이 견디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제기한 농해수위 소속 맹성규 국회의원(인천 남동갑)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여름 동해안 태풍 피해의 원인이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 탓이라고 주장했다.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전국적인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동해안에 소재한 울릉 사동항과 경주 감포 해양공원의 피해가 막심했다. 
 
울릉 사동항은 태풍 피해로 동방파제가 220m 유실되고, 남방파제는 50m 파손 및 변위가 발생했으며, 접안시설 상치콘크리트는 이격이 생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주 감포항 친수호안인 해맞이 공원은 블록포장, 조형물, 화장실 등 시설피해뿐만 아니라 배후지역에 이재민 26세대(55명)와 인명피해 9명(골절 등)이 발생하고, 주택 및 상가 37가구, 주차차량 다수 침수 등 주민 피해가 뒤를 이었다. 

올 여름 강파한 태풍으로 울릉 사동항 동방파제의 경우 T(사석경사제)와 C(케이슨공법)로 나눠 공사를 했다.

 
동해안 태풍 피해 원인은 설계파고와 유입파고간 현저한 차이에 있었다. 시설이 재해에 견딜 수 있는 파고인 설계파고는 울릉이 최대 10.3m, 경주는 최대 6.6m였다. 하지만 이번 태풍때 울릉 사동항은 최대 15.7m, 감포항은 최대 13.3m의 파도가 발생했다.


설계파고와 유입파고간 차이가 사동과 감포 각각 10.7m, 8.3m까지 발생해 설치물이 버틸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파도와 바람으로 월파가 생겨 시설물 파손 및 배후지역 침수가 일어난 것이다.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데에는 기후가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부의 대비 속도에 있었다.

울릉 사동항 남방파제는 2005년, 동방파제는 2018년에 준공됐고, 북방파제는 2020년에 준공 예정이다. 그런데 설계 근거가 되는 심해설계파 추정치는 각각 1988년, 2005년에 머물러있어 남방파제는 17년, 동·북방파제는 13년에서 15년 전 파도 기준으로 공사가 이뤄졌다. 또한 실시설계 준공 후 실제 공사 준공까지 긴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계획 수정이 없이 공사가 끝났다.

항만·해안시설물 설계의 가장 기초가 되는 '먼바다 기준 설계 높이'인 심해설계파 추정도 정기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있었다. 전국(전해역) 심해설계파 추정은 1998년 처음 산출돼 2005년, 2019년에 개정됐다. 개정 간격은 각각 17년, 14년으로 매우 길고 부정기적이다. 
 
현행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상 사동항, 감포항을 포함한 모든 해안시설등 해안시설물의 일반적인 설계빈도(재현빈도)는 50년인데, 설계빈도는 50년 만에 올 수 있는 파고에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다양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100년 만에 나올 대규모 자연재해가 1~10년 빈도로 찾아올 수 있다며 설계빈도 강화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맹성규 의원은 "최근 대형 태풍의 발생 빈도와 외력이 강화되고, 파괴적인 고파랑이 증가함에 따라 정기적으로 심해설계파 추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며 "기후변화의 속도, 시설 안전을 고려할 때 최소 5년, 10년 단위로 추정치를 개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맹 의원은 "기존 50년의 재현빈도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비해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을 강화해 바다에 살고 있는 어촌 주민과 바다를 찾는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건식, 습식공법 특허 기술 보유한 모 기업 대표이사는 "해수부, 국토부 산하기관 및 지자체 관급발주사업 대부분이 설계에서부터 잘못된 관행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처음부터 적정입찰이 아닌 저가입찰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꼭 친환경적인 공사를 해야 하는데 원청사는 예산 탓으로 대충할려는 무언의 압력이 있고 이를 맞추지 않으면 공사현장대리인 소장 권한으로 제 멋대로 업체를 바꿔버린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공사 기간동안 막대한 양의 폐수와 슬러지, 비산먼지가 강 하천 바다로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는데 발주처와 책임감리사는 모른 척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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