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극해서 잡혀온 벨루가 9마리 등 38마리 억류
환경운동연합 "명백히 생명 존엄 가치 부정 행위"규탄
시민단체, 해수부 국립해양동물보호센터 설립 강력요청

롯데, 한화, 거제씨월드, 돌고래 이용 "돈벌이 그만"

한영익 기자 | news@ecoday.kr | 입력 2019-04-17 12: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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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돌고래들이 있을 곳은 수족관이 아니라 바다다.

15일 오후 환경운동연합바다위원회를 비롯한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해방물결, 시민환경연구소, 핫핑크돌핀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사육중인 벨루가를 러시아 바다로 방류하라'고 촉구하며 고래모형전시와 퍼포먼스를 벌였다.

국내 수족관 7곳에는 갇혀서 돈벌이용으로 악용되는 돌고래는 몇 마리나 될까.


지금까지 러시아 북극해에서 잡혀온 벨루가 9마리 등 총 38마리의 고래류가 억류돼 있다. 문제는 이들 돌고래들을 평생 감옥 같은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 가둬 놓고 돈벌이에 이용하다 병들며 폐사처리하는 게 전부다.


환경운동연합은 "명백히 생명 존엄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전국 수족관 돌고래 현황


이들은 "러시아 정부는 연해주 고래감옥에 억류돼 있는 98마리의 고래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합의문을 전격 발표했다."면서 "한국도 러시아와 함께 좁은 수조에 갇힌 벨루가 해방에 동참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참가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롯데, 한화, 거제씨월드는 모든 벨루가를 러시아 재활 방류 훈련 시설로 보낼 것, 정부는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을 통해 고래류 사육 및 전시를 금지할 것, 정부는 모든 고래류의 전시, 공연, 체험을 금지하고 해양수산부는 국립 해양동물보호센터를 설립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국내 수족관 7곳에 러시아 북극해에서 잡혀온 벨루가 총 38마리의 고래류가 갇혀 있다.


바다에서 마음껏 뛰놀던 고래를 잡아 야생보다 수백만배 좁은 감옥에 가두고 전시와 공연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 상태라면 수심 700m 아래까지 유영하고 복잡한 무리 생활을 영위하는 고래들을 평생 감옥 같은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 가두어 놓고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은 명백히 생명 존엄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다.


4월 8일 러시아 정부는 뒤늦게 깜짝 발표를 했다. 그동안 연해주 고래감옥에 갇혀 있는 98마리의 고래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합의문을 전격 발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러시아 4개 포경업체가 87마리의 벨루가(흰고래, beluga whale)와 11마리의 범고래(Orca)를 산 채로 잡아 수십 미터 크기의 좁은 고래 감옥에 가두고 중국 수족관으로 수출하려고 했는데, 지난 여름 이런 행위가 공개되면서 전 세계 고래보호단체의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급기야 러시아 연방정부가 개입, 환경단체와 합의에 이른 것이다. 합의문은 억류돼 있는 모든 고래를 위한 바다쉼터를 마련하고 야생 적응훈련을 거쳐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2013년부터 서울대공원 제돌이를 비롯해 총 7마리의 남방큰돌고래를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려보낸 한국도 러시아와 함께 좁은 수조에 갇힌 벨루가 해방에 동참해야한다.

이 자리에서 환경시민단체는 이번 러시아의 벨루가 야생 방류 결정을 환영하며 수족관 기업들과 정부에게 요구했다.
 
먼저, 롯데, 한화, 거제씨월드는 모든 벨루가를 러시아 재활 방류 훈련 시설로 보내라고 거듭 촉구했다. 롯데 아쿠아리움이 들여온 벨루가 3마리중 '벨로'는 2016년 포획 감금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폐사했고,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벨루가 3마리중 '루비'는 좁은 사육환경으로 인해 척추 곡만증을 겪고 있다.


거제씨월드의 벨루가들은 '체험 프로그램'에 동원, 먹이를 위해 춤추고 사람에게 만짐을 당하는 등 야생에서 절대 하지 않는 행동들을 강요당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을 통해 고래류 사육 및 전시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10개국은 살아있는 고래의 무역 금지를 통해 고래 전시를 불허하고 있다. 나라별로는 볼리비아, 칠레, 코스타리카, 크로아티아, 사이프러스, 헝가리, 인도, 니카라과, 슬로베니아, 스위스다.

미 캘리포니아는 2016년에 범고래 보호법(Orca Welfare and Safety Act)을 제정 교육목적이 아닌 범고래의 전시와 공연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현재 억류돼 있는 고래의 복지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이 법에 따라 샌디애고에 위치한 씨월드는 2017년 1월부터 범고래 공연을 중지하고 있다. 현재 미 연방정부와 플로리다주에도 이 법안이 상정돼 있다.

캐나다는 최근 의회에서 고래와 돌고래 등 모든 고래류의 사육을 금지하는 법안의 형법 개정안 통과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S-203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캐나다에서 모든 고래류의 번식과 사육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처럼 고래류의 수족관 전시, 공연 금지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한국 정부도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을 통해 고래류의 전시, 공연, 체험, 번식을 금지해야 하다. 1990년 이후 우리나라 수족관에서 죽은 고래가 49마리이며, 2008년에서 2016년 기간에 매년 4~5마리가 폐사했다. 야생보다 수백만배 좁고 단조로운 환경의 수족관은 고래에게 감옥이자 죽음으로 가는 고통의 공간이다.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운동연합바다위원회는 해양수산부는 국립 해양동물보호센터 설립을 요청했다.

해수부는 현재 해양생태계법에 의해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 9곳을 지정 운영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해양동물을 오락거리로 이용하는 사설 수족관이며, 실질적으로 좌초되거나 부상을 입은 해양동물을 구조 치료하는데 전념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해수부는 사설 수족관에게 맡긴 해양동물 구조 치료 업무를 국립 해양동물 보호센터 설립을 통해 책임져야 한다. 국립 해양동물보호센터 설립은 국내에 부족한 해양동물 특히 해양포유류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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