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2020년 '기펜의 역설' 극복 한해
꼬끼오 닭소리 소음정도 여긴 세상

[기고]조류독감예방 정기(精氣) 기르는데 있다

온라인팀 | news@ecoday.kr | 입력 2019-10-24 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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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환경데일리 온라인팀]경제학 이론에 '기펜의 역설'이라는 게 있다. 즉 한 재화에 대한 가격이 하락하면 소비자의 실질소득이 높아진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그 재화의 수요를 증가시킨다.

하지만 마가린과 같은 특수한 재화(열등재)에서는 소비자가 부유해짐에 따라 마가린의 수요는 감소하고 마가린보다 우등재의 관계에 있는 버터로 대체되어 버터의 수요가 증가된다.

이때 마가린의 가격이 하락하면 소득효과가 음(陰)으로 나타나서 마가린 수요의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를 기펜재라고 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한 재화의 가격이 하락하면 그 재화에 대한 수요는 증가한다는 수요법칙의 예외현상으로 닭이 표적이 되고 있다. 물론 일시적이지만 조류독감 영향으로 양계농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본래 새벽에 어김없이 꼬끼오 하고 울어대는 닭소리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요즘 양계농가들에겐 시끄러운 소음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고 있다. 동구 밖 새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하루 종일 재잘거리고 있다. 옛날에는 닭도 새처럼 새벽부터 저녁까지 종일 울어댔다고 한다.

그런데 닭은 사람들이 사육하게 되면서 품종이 차츰 개량되어 1년 내내 울지 않게 되었다. 닭은 밤이 되면 눈이 보이지 않아 적에게 언제 습격을 받을지 몰라 불안해 하다가 날이 밝으면 마음을 놓는데, 바로 그때의 기쁨과 안도감을 나타내기 위해서 새벽 일찍 운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과 친숙한 닭들이 조류독감이라는 미명하에 사람들을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재작년 처음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때는 그 치명성보다는 그 독감의 백신이 없다는 것에 대한 것이 초점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다르다. 지금은 조류독감에 대한 백신이 만들어져 있다. 문제는 그것이 넉넉하지 못한데 있다. 최대한 생산을 하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너도나도 비축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물량이 딸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궁금증이 있다. 왜 상황이 이렇게 되었을까? 원래 조류라고 해서 감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생로병사의 순환을 거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조류독감의 경우 한 곳에 모여 사는 여러 개체가 한꺼번에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죽음으로 가는 비율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궁금증을 푸는 하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단체로 사육되고 있는 조류들이 희생이 된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는 그들이 어떤 상황에서 사육되고 있는지를 안다. 보통 '닭장'이라고 불려지는 그런 상황이다.

그리고 모이라고 주어지는 것은 오로지 사료이다. 그리고 환기, 조명 등의 다른 제반 시설도 생명체가 마음대로 살기에는 너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곳에서 사육되고 있는 닭들은 면역력이 생길 수가 없다. 정기가 약하다는 것이다.

정기는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튼튼해지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순환에 맞춰서 사는 것이 정기를 기르는 제일 법칙이다.

다음으로, 조류독감이 왜 갈수록 강해지는 걸까? 이것은 지금까지 대응방법이 실효성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원인은 해결하지 못하고, 임시방편으로 대응을 한 것의 한계가 보이는 것이다. 바이러스만을 좇아서 생각하면 우리는 항상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가 바뀌면 또 거기에 맞는 백신을 만들어야하고, 이런 순환에서는 우리가 이길 수가 없다. 이것이 현실적인 딜레마다

당장 사람이나 닭에게 근본적인 것은 정기(精氣)를 기르는 것이다. 즉 자연의 순환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토종닭은 우리 국민처럼 정기가 강하다. 예컨대 아침에 일어나서 꼬끼오 라고 소리 몇 번 지르고, 종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정기가 생겨난 것이다.

아마 우리 토종닭들이 그동안 조류독감에 피해가 적었던 이유는 독감 병원균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적었던 까닭도 있지만, 그보다 몸의 정기가 튼튼했기 때문이다.

또한 철새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전염병 예방 대책도 세워 놓았다. 특히 안심이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조류독감 대처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데 있다.

그런데 발생하지도 않은 조류독감 경고에 소비자들은 벌써부터 닭고기를 기피하고 있다. 이런 편협한 선입견 때문에 고통 받는 현실은 양계농가에게 훨씬 크다. 당장 양계 농가를 위해 열심히 응원하고 지지해 주자. 그래야만 2020년에는 기펜의 역설을 극복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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