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부끄러운 어린이날

김영민 기자 | sskyman77@naver.com | 입력 2021-05-05 1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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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1957년 어린이헌장이 공포된 이후 어린이는 '미래의 거울'에 금이 가고 깨진 지 한참됐다.

세계 최초의 어린이날을 탄생시킨 나라는 터키다. 일본, 태국, 인도, 그리스 등 이들 정부는 '어린이는 축복'이라고 했다. 어린이들에 대한 존귀함을 표시했다. 심지어 북한도 어린이날이 있다.

어린이날은 법정공휴일 일뿐,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안아주는 마음은 식은 지 오래다. 온기가 없을 만큼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안타깝고 슬픈 날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평등해야 하는데 여전히 불안전하고 불평등하다. 아이들 생명을 앗아가는 사회적 장애물들은 면도날같이 넘쳐난다.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유해성물질을 사용하는 식품에서부터, 학용품, 장난감, 의류,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집과 학교, 거리, 운동장조차 악조건 속에 노출돼 있다.

반환경적인 악재들이 도살장처럼 방치돼 있다. 초미세먼지로부터 폭력, 학대, 음주와 흡연, 교통사고, 안전사고, 인터넷 중독, 위험물질 노출 등까지 자유로울 수가 없다.

▲4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어린이날을 맞아 강원도 평창 도성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비대면 놀이와 대화를 나누며 공간의 장벽을 극복하고 어린이날을 기념했다. 전교생이 38명인 도성초는 강원도교육청 '놀이밥 공감학교'로 지정돼 다양한 놀이활동 및 원격수업, 방과후 학교와 연계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다.

지난해 기존으로 전국에 소아희귀질환을 앓는 어린이환자만 1만여 명을 훌쩍 넘겼다. 영영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는 아이들도 수를 헤아릴 수 없다. 굶주린 아이들도, 환경성질환으로 장애를 앓아 재활치료 받는 아이만 매일 300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1000여 명의 넘게 부모 품을 떠난 실종(행불)돼 감감무소식이다.

최근 10년 사이 버려진 아이들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회 앞에서는 "낙태는 죄악 중에 죄악"이라며 호소하는 피켓시위는 생명경시 풍토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린이집 학대는 멈출 줄 모르고 집안에서조차 각종 발암성물질로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후천적 외부 원인으로 치료를 받는 어린이들만 연간 10만 여명이 넘는다.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 관리감독을 위해 화평법, 화관법을 법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중금속 함유량이 줄지 않은 발암물질은 아이들을 애워쌓고 있다. 교실 안팎으로 석면가루, 발암물질 유발 원인은 종식하기까지 갈 길이 멀고멀다.

2019년 제74차 UN총회를 통해 모든 어린이는 마땅히 행복을 누릴 권리와, 어른 세대는 그것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먹거리때문에 애타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스가정부는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쏟아 붓겠다고 했다. 납득할 수 없는 악재를 성인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아이들에게 평생 장애를 줄 수밖에 없다. 유전자변형작물과 반환경적인 먹거리는 상업화돼 수확량에만 몰두해 위험지수 100을 기준해 80을 훌쩍 넘었다.

어린이날 기념조차 상업화돼 민망할 정도로 너무 와버렸다. 일 년에 딱 한번 아이들과 스킨십조차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 한 가운데 서 있다.

어린이헌장을 들춰보면, 어린이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고, 튼튼하게 낳아 참된 애정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하고,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에 짐이 되지 않아야 하고, 위험할 때에 맨 먼저 구출돼야 한다고 약속하고 있다. 또 어떤 경우에도 악용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고, 굶주리거나 병들거나 결함이 있거나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는 적절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내년이면 100돌을 맞는 2021년 어린이날, 따뜻한 손길이 미치지 못한 아이들을 찾아내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희망의 거울을 깨뜨린 일그러진 자화상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아낌없는 주는 사랑, 보살핌, 뜨거운 애정이 365일 내내 어린이날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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