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하면 영업이익 몇 퍼센트 향상되나요?

착한기업 만들기

온라인팀 | news@ecoday.kr | 입력 2015-09-08 13: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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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 하세요? "
"지속가능경영분야 컨설팅해요."
"...... "
"그게 뭔데요? "
"경영컨설팅 인가요? 무엇이 지속가능하다는 것이죠? "
"음...... "


벌써 수년째. 나는 직업을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끔은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이해시키려고 해보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반응에 스스로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에 대해서 100% 설명력 부족으로 돌리기엔 억울한 점도 없지 않다.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의 용어들이 일반 대중에게 모호하고 낯선 이슈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분야를 모르시다니... 중요한 일 하는데요... 하하하 "(멋쩍은 웃음)  

대충 얼버무리기를 반복해왔지만 나는 지면을 빌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한다. 우선,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네이버 사전을 빌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란 기업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이다. 즉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매출과 이익 등 재무성과뿐 아니라 윤리, 환경, 사회문제 등 비재무성과에 대해서도 함께 고려하는 경영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려는 경영기법이다. (중략)

 

지속가능경영은 기존의 재무성과 위주의 경영에 비해 중장기적 성과를 중시하고 미래고객을 포함하며 정보공개를 전략적으로 실시하고 커뮤니케이션도 기업 외부로 확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는 지수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JSI)가 있다.

 

지속가능경영 분야의 컨설턴트들이 기업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착한 기업이 되라는 것이다. 웃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타이르듯 착한 사람이 되자고 감정에 호소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기업 운영의 근본 목적인 이윤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착한 기업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분야의 컨설턴트들은 이를 이론과 사례들을 통해서 기업에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자문한다.

 

작년에는 남양유업 사태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힘없는 '을'에게 '갑'의 횡포를 보여준 나쁜 기업의 사례이다.

 

남양유업 직원들이 협력사 대리점 주인들에게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사도록 강요했다. 그것도 모자라 명절 떡값을 요구하는가 하면 아버지뻘 되는 대리점 주인에게 막말을 해서 파문을 일으켰다. 관행처럼 이어져온 비윤리적인 행동들과 불공정한 거래를 참다못한 대리점 주인들이 남양유업 제품 판매를 거부했고 사건의 전말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상황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소비자들 스스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을 펼치기도했다.


사실 이 사태가 일어나기 며칠 전 남양유업은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최고 주가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이 사태가 일어난 후 업계의 ‘황제주‘였던 남양유업의 주식은 곤두박질쳤다. 남양유업은 대형 마트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이를 만회하려 했으나 대형 마트조차도 남양유업의 제품을 받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사태가 일어나기 이전의 경영 상태를 찾기 위해 대외적으로 ’착한 기업‘을 선포하고 영업이익을 포기하면서 초저가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설령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점진적으로 판매량을 늘리더라도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추측된다.

 

해외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이와 유사한 한 번의 사태로 인해 파산하기도 한다. 그 배경에는 이러한 사태를 오래도록 잊지 않은 똑똑한 소비자들이 있다.

 

남양유업은 왜 이런 사태를 겪게 되었을까. 아마 남양유업의 경영진은 수익 극대화 방안으로 직원들에게 '(물불 안 가리고) 대리점 판매량 증가'에 대한 압박을 가했을 것이다.

 

만약, 남양유업이 직원들에게 '대리점 판매량 증가'와 더불어 거래하는 '대리점 주인들의 만족도 향상'을 독려했다면 어땠을까.

 

대리점 주인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직원들에게 성과를 인정해주고 인센티브를 제공했다면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조금 늦더라도 꾸준하게 성장하는 회사로 자리매김 했을지도 모르겠다.

 

종종 고객들로부터 "지속가능경영하면 영업이익이 몇 퍼센트 향상되나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 질문은 "착하게 살면 얼마나 벌 수 있나요? "라는 질문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속가능경영하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남양유업과 같은 사례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글로벌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과 지속가능경영 지수의 양의 상관관계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멋진 그래프를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거나 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영업이익을 올리고 싶냐고 말이다. 남양유업에서 '갑'질하던 과장 친구의 아버지가 대리점사장 밑에서 '병'으로 일할수도 있다. 영업이익 올리려고 아무렇지도 않게 훼손한 땅에서 자라는 음식을 내 딸의 딸이 먹게 될수도 있다. 친구 아버지에게 막말하면서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유해물질 가득한 음식을 가족에게 먹이고 싶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가끔은 착한경영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되면 착하게 경영하겠다고 이야기 하는 고객들과 마주하게 된다.

 

참 뻔뻔하게 느껴진다. 점진적으로라도 어떻게 하면 착하게 경영해서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오는 고객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종국에는 착한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아서 착한 직원들이 생활하기 좋은 일터가 많아졌으면 한다.

▲ © 환경데일리


글쓴이 : 서욱 청춘논단 본지 칼럼리스트<사진>는 지속가능경영&기후변화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환경공학, 기후변화 정책을 공부했고 국내 제조업, 금융업, 컨설팅업에 종사하면서 기업의 녹색경영을 추진하고, 다수의 중소기업에게 녹색경영을 전파하고 있다. 현재는 유수의 대기업과 기관들과 함께 환경경영 및 기후변화 부문을 비롯한 지속가능경영 분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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