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 녹색기술센터 선임연구원

[이슈] 세계적 추세 된 기후변화 적응 입법

온라인팀 | news@ecoday.kr | 입력 2019-12-26 12: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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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른 인류에게 평등은 없다. 가진 자 

없는 자 모두에게 똑같이 균등하게 재앙이 올 수

밖에 없다.  

[환경데일리 온라인팀]전 지구적으로 전례 없는 폭염, 폭우, 태풍, 산불이 일어나고 있고, 고온과 습한 날씨로 댕기열의 확산이 빨 라지는 등 기후로 인한 재난은 이제 이상 현상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일반적인 현상(New Normal)으로 보는 시각도 생기게 됐다.


그 동안 기후변화 협상에서 적응분야보다는 감축분야 위주의 논의가 주로 이뤄졌지만, IPCC, UNFCCC, EU 등 기후변화와 관련한 국제기구 및 기관에서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이슈는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영국, 미국, 일본 등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를 빠르게 제정하고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행동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영국은 '기후변화법 2008'(Climate Change Act 2008, c. 27)의 '제4부 기후변화의 영향 및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Part 4 Impact of and Adaptation to Climate Change)에서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영국 기후 변화법에 공공기관의 적응보고제도(Adaptation Reporting Powers: ARP)를 담고 있다. 이 ARP제도로 인해 공공서비스나 기반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기관들에 대한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이해증진 및 자체적인 역량 강화가 도모된다. ARP2보고서는 적응 분야 간의 인식과 협력 증진, 해양 항만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고, 2018년 12월 에는 ARP3 보고서에서 공항 사업자, 수도회사 등 적응과 관련한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관들이 적응보고를 할 것으로 확인했다.


미국의 기후변화 적응법은 주(state)단위로 제정되고 시행되고 있다. 미국 하와이 주는 기후변화에 관한 법(Relating to Climate Change Act 32)을 제정했다. 미국은 주 단위로 각 주의 특성에 맞는 기후변화적응에 대한 입법이 이뤄진다.


하와이 주는 기후변화에 관한 법을 통해 '하와이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위원회'의 직무와 권한을 확실히 규정하고 연방 정부의 정책결정 과는 독립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펼친다. 2014년에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는 로드아일랜드 복원법(Rhode Island Resilience Act of 2014)을 제정해 로드아일랜드 행정부 기후변화조정의회(Climate Change Coordinating Council)의 설립 근거를 마련했고, 이 기구는 기후변화 적응에 관련한 통합·조정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기후변화 적응의 영역 중 재난·재해와 관련해서는 연방법(Federal Law)이 존재한다. 1969년에 Federal Disaster Relief Act(연방재해구조법)이 의회에서 통과됐고, 1974년에 Stafford Act(스태포드법)을 제정했는데, 이 법은 미국의 재난 대응 체제를 위한 연방 정부의 기본법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 차원에서의 기후변화 적응법이나 기후변화 적응에 근거가 되는 법은 부족한 상태다. 하지만 공공 인프라, 빌딩, 항만, 물 공급, 농업, 교통 등의 분야에 적합한 개별법이 존재하고, 이에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일본 의회는 2018년 6월에 기후변화 적응법을 제정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지구온난화 대책법에 근거해 온실 가스 감축 대책을 채택했지만, 기후 변화에 대비한 조치를 취할 구체적인 법이 없었다. 일본 기후변화 적응법은 국가가 지구 온난화 대책 계획 수립하고 온실 가스 배출 억제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법에 의하면 지방 정부는 이 지역의 자연 및 사회적 조건에 따라 온실 가스 배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추진해야하고, 사업자는 사업 활동에서 온실 가스 배출을 억제하고 온실 가스 배출에 관한 국가 및 지방 정부의 지침에 협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본 기후변화 적응법에서 중앙정부가 사업자나 국민이 조직하는 민간단체의 활동을 촉진할 책임도 조문(제3조)에 명기했다. 일본 기후변화 적응법 제7조에서는 '정부는 기후변화적응에 관한 시책의 종합적이고 계획적인 추진을 도모하기 위해 기후 변화적응에 관한 계획을 정해야 한다.'고 정하며 기간, 기본방향, 정보수집, 정리, 분석, 제공의 체계 확보를 명시했다.


또한 국립 기후변화연구소의 역할에 관해서도 규정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와 정보공유 등을 중시해 법안에 반영한 점이 특이점이다.


일본 기후변화 적응법 제13조는 지역 기후 변화 적응 센터에 대해 규정했다. 기후변화영향 및 기후변화적응에 관한 정보의 수집, 정리, 분석 및 제공 및 기술 조언을 실시하는 거점 센터의 중요성이 기후변화 적응법에 반영된 결과 이다.


그 동안 일본은 각 현마다 연구센터가 있지만 전문지식이 부족한 지역도 많았다. 이번 기후변화 적응법을 계기로 지자체가 직접 지역 적응계획을 개발하고 지역의 기후변화 적응계획을 수립하고 정보 공유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 입법이다. 


일본의 기후변화 적응법은 미국 하와이 주나 영국의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법제와 비교해서 법안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의 기후변화 적응법은 국가의 적응계획과 시책부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앙 정부의 공공기관 평가나 관리에 대한 적극적인 입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은 철도, 우정, 전기, 항공 등의 공공성이 있는 영역이 민영화됐지만 기후변화와 관련 된 피해가 클 수 있는 공공영역에 있어 보고의 의무와 기후위험관리에 대한 정부지원이 함께 이뤄진다면 더 나은 리스크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독일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이나 적응법을 두기보다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개별법에서 기후변화 적응 전략과 이행계획 등을 규율하고 있다. 중국은 구체화된 기후변화 적응법이 제정되지는 못했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 하는 것에 대한 결의(2009)'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는 2002년에 기후변화 대응법을 제정해 주로 배출권거래제도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이렇게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한 입법을 통해 국제 기후변화 협약상의 약속을 지키고, 국민들을 기후변화의 피해로부터 보호하고 적응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우, 2017년 7월 26일 발의된 기후변화대응법안 이 현재까지 국회 계류 중에 있다.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의 폐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별도로 '기후변화 적응'을 중심으로 한 법안의 마련은 의미가 있다.


한국의 기후변화 적응법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이 균형성을 갖추게 설계돼야 한다. 또한 만약 특정 행위가 환경에 대한 위협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심증이 드는 경우, 당해 활동에 대해 과학적 근거의 연관성이 명확해지는 시점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너무 늦어지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이 적용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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