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 작가, '더라라 갤러리' 입성 직설 인터뷰
버려진 폐목 소재 작품 세계 천재성 해외서 주목
희귀병 판정받고 도시생활 접어 자연만한 치료없어
나무미술학교 등 정부차원 환경교육 있었으면 소원
환경 새로운 '오브제(objet)'제시 나무의 고마움
대한민국 미술계 젊은 '파수꾼 환경지킴이' 자긍심

물고기 작가, 폐목으로 새생명 넣는 자연존엄성 전해

김영민 기자 | news@ecoday.kr | 입력 2019-03-05 1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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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의 원초적인 소재는 자연과 생명이다. 특히 쉽게 버려지는 우리 사회에서 업사이클링이 미술계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중 폐목을 물고기로 새 생명을 불어넣는데 천재성이 끌어낸 이정인 작가, 그는 물고기 작가로 국내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할수있魚, 산천魚, 魚서오세요, 魚머니, 좋았魚, 멋있魚, 참잘했魚.."


어(魚), 끝말 단어 '어'자를 집어넣은 폐목을 소재로 다시 숨 쉬게 한 작품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미술계는 이정인 작가를 부활의 화가이자 '물고기 작가'로 알려졌다. 그를 코엑스에 있는 더라라갤러리(the Lara Gallery)에서 만났다.


사실 이정인 작가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그가 인터뷰를 위해 그의 작업실 가평에서 서울까지 지척인데도, 쉽게 서울로 눈을 돌리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오랫동안 희귀질환(크론병)을 통증과 싸우며 작품 구상에 사투(死鬪)때문이다.


그림에 일면식도 없는 기자에게 목가구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의 농축된 경험으로부터 탄생된 그의 작품 속 모델은 모두 물고기 떼였다.

▲이정인 작가 작품 세계는 폐목에 생기를 넣는 물고기 형성으로

화폭을 담아내고 있다. 

대패질에서, 도끼질을 통해, 전기절삭기에서 나오는 파편의 나무조각들이 모여서 큰 화폭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로 탄생시키는 창작을 지향해왔다.

 

그 흔한 어느 누구도 눈길조차 받지 못한 강어귀나 바다에서 떠밀려온 폐목을 이용한 물고기로 환생시켜 생명을 불어넣은 작가 이정인씨,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생명의 나무가 인간에서 제공되는 가구라는 도구의 목적만 위해 깎여 버려지는 크고 작은 자투리 나뭇조각들은 풍요함 속에 우리는 외면했다."며 "이런 작은 나뭇조각들이 모아 모아서 큰 물고기 떼가 다시 강으로 바다로 거슬러 가는 살아나는 새 생명이 펄떡거렸다."고 했다.


그래서 바닷가, 목공소 등지에서 수집해 온 폐목을 사용해 더 이상 다듬지 않고 상처를 있는 그대로 화폭이 담았다.


"풍랑이 거칠어지고 비바람이 거세질 때쯤, 저는 해안가를 기웃거립니다. 혹시나 작품의 소재가 될 폐목들이 떠밀려 왔을지 부푼 기대 때문이죠. 나무로 태어나 누군가에 의자가 되고, 식탁이 됐던, 어떤 집에 공부책상이나, 공장에서 설계데스크용도로, 혹은 폐목선이 침몰해 조각 조각난 폐목들이 세상풍파를 견디고 뭍으로 온 보물 같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이정인 작가는 자신의 이름 앞에 붙여달라는 닉네임을 자타공인 '물고기 작가',를 더 반기는 이유다.
그는 "폐목으로 만든 물고기에 보이는 눈을, 숨 쉬는 아가미와 비늘, 꼬리를 그려 넣은 화룡점정의 작품세계는 그동안 수많은 동양적 화폭에서 접하지 못한 생명체였다."라며 사실적인 묘사를 병마와 싸움에서 얻은 고통의 눈물이기도 했다.

 

이정인 작가는 잘 때도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의 숨을 불어넣은 작품세계만 대략 100여 점이 넘는다. 그는 원래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리고 목가구 제작을 수년간 나무를 깎아 의자와 탁자 등을 만들어 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패질 하며 깎여나간 수많은 나무의 세포들을 무심히 땔감이나 톱밥용으로 버려졌다. 그러던 차에 자신이 일한 목가구 일터가 대량생산의 목적인 협동조합으로 전환되면서 얼떨결에 자신이 디자이너에서 공장장으로 둔갑됐다.


물고기 작가 이정인씨는 "그때 그만뒀죠. 나무에 대한 미안함, 나무와 인간은 가장 아까운 사이인데, 우린 그 흔한 나무소재가 일상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쓰이는데 쓰다버리면 그만이고, 등산길에 함부로 나뭇가지를 꺾거나 길을 낸다고 큰 공장이나 아파트를 짓는다고 훼손하는 형태를 볼 때 마음이 아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의 작품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생명의 근원 물을 상징하는 물방울 원형 안에 작은 물고기 떼들의 담는 기법을 사용했다.


바로 세상을 다시 향하는 희망이자 생명존엄의 메시지의 작품들이 많다. 누구하나 거들떠보지 않는 볼품없는 나무 자투리, 흔한 쓸모없는 폐목 하나하나에 수천, 수만 마리의 작은 물고기들이 메마름과 정예화된 기계적인 인간사회 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꿈틀거리는 묘한 힘이 묘사했다.

 

거대한 원 안에 갓 잡은 펄떡거리는 강렬한 힘을 뿜어내는 모습이 흡사 작가의 희귀병의 사투 예술혼과 닮았다.작품 한 점 한 점을 볼 때마다 자연이 주는 숭고한 마음이 겸손하게 이해하는 작품세계를 잘 표현한 수작들이다. 

 

최근에 화제가 되는 자린고비를 연상케 하는 '이밥에 굴비'다. 물고기를 새끼줄로 굴비를 엮었고 그 아래 큰 사기대접에 한 톨 한 톨 가득 흰쌀밥을 그려 넣은 작품 역시, 사실적이며 '자연과 생명, 그리고 근검절약, 배고픔, 식욕, 부활'을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


희소식도 있다. 곧 이같은 물고기 소재의 작품은 홍콩 아트페어에서 해외 화랑계에 선보일 예정이다. 물고기 작가 이정인씨는 다른 인터뷰어와 달리 스스로 문답하는 열정은 넘치는 끼의 천재성과 맞닿았다.


그의 아내 역시 미술교사로 일한 동료이자 생태세밀화 전업작가다. 함께 몸 치유를 위해 숲속예술학교를 열었다. 그곳에서 화천산천어축제의 미안함을 폐목에 또 다른 산천어를 마치 큰 강으로 보내는 화폭에 담기도했다.


몇 년 전에 '물고기를 구하다'는 제목으로 전시전에서 많은 갤러리들에게 물고기를 꺼내 바다로 강으로 보내주고 싶은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작가는 "그의 전공인 일러스트로는 생계가 어렵다보니, 우연한 기회에 강원도 홍천에 들어갔고, 2001년 희귀난치병 판정받고 도시생활을 접었다. 좋은 약도 있지만 몸을 치유하는 건 깨끗한 공기, 흙, 자연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원목가구 디자이너가 디자인한다는 명분으로 깎아 없애는 나무를 죽인다는 건을 깨닫고, 우연한 기회에 해안가로 떠밀려온 폐목을 발견하면서 그 영감으로 더 이상 깎지 않아도 된다는 나무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의미부여(미안함의 보상)를 두 가지로 함축한 이야기를 꺼냈다. '하나뿐인 지구, 왜 바닷가에서 나무를 줍는 것이 아닌 목적으로 가진 수집하느냐,'는 질문에 "좋게 보면 유유자적이지만 전국 해안가를 돌며 다양한 모양과 사연이 있는 폐목 수집에서 더 깊게 느낌을 받은 작품 소재도 역시 자연(自然)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최소한 나무에 고마움을 알았으면 해요. 몸이 아프면 산에 오르고 혹은 들어가 아름드리나무를 붙들고 아이가 엄마 품에 안기는 것처럼 나무는 이렇게 쓰였으면 좋겠어요."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정인 작가는 나무는 옛부터 사람이 소원을 빌고 기대어 울분과 아픔을 그늘까지 내어주는 자연의 최고 선물이라 한다. 

 

나무 테이블 하나만으로 흩어진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 보금자리 공간이라며, 제게는 통증 아픔을 치유하는 약이라고 했다. 12년 동안 물고기 소재의 작품화와 치유의 과정에서 찢어지는 통증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 쉽게 여기는 폐목과 똑같은 끄덕끄덕 공감되는 부분이다. 

 

자린고비 시리즈만 10여 편 넘게 나온 배경도 설명했다. "밤낮으로 통증을 못 이겨낸 대부분 밥을 먹지 못해 자기 대리만족으로 나온 작품이 자린고비 시리즈가 탄생됐죠."


이정인 물고기 작가는 이 시대 자연의 훼손에 대한 아쉬움도 이야기했다. "바닷가에 떠밀러온 나무를 폐기물로 본다. 쌓아둔 폐목을 저는 뒤지는데 이곳에서 보물 같은 너무나 예쁜 나무들을 찾을 수 있다."(웃음)

그래서였을까. 물고기 그림을 통해 생활의 여유와 물질적 풍요의 상징인 알을 많이 낳은 속성에 염원이 화천숲속예술학교에 배우 심혜진씨가 찾아왔다. 자신의 갤러리에 걸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인연으로 이정인 작가 부부는 7년간의 산골 삶을 정리하고 가평 북한강변으로 나왔다.

이정인 물고기 작가인 화가는 지금까지 14번의 개인전과 2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화천에 있을 때 인근 부대에서 관심병사의 치유목적으로 나무 소재로 활용했고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작가는 이들 병사들에게 "나뭇가지를 함부로 꺾으면 안 되고, 함부로 베어내거나, 군홧발로 나무를 차거나 나무 한 그루쯤은 어때,.이런 생각이 짙을수록 사회에 나와도 생명존엄이 쉽게 훼손된다."고 관심병사과 대화한 부분도 회고했다. 

▲'이밥에 굴비', 자린고비 시리즈 중 하나의 작품도 해외 갤러리들의 시선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인 물고기 작가는 물을 먹은 나무는 저를 통해서 물고기로 나온 건, 바로 우리 모습이자 자연의 모습이다. 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좋은 기운을 느끼게 된다. 

 

이정인 작가는 "국토 70%가 산인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나무를 소재로 한 나무교실라든지, 폐목을 활용한 어린이나무미술학교 등 다양한 형식의 환경교육프로그램이 환경부나 산림청 등지에서 마련했으면 한다."고 소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껏 나뭇조각을 매만져온 손길은 따뜻한 마음씨다. 이렇게 아프다가 죽을 수도 있을 법한 삶에 폐목에 에너지를 불어넣은 작업실에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진열돼 있다. 

 

오늘도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다'는, 한자 '魚' 고기어자(字)에 사랑의 집착한 이정인 작가는 "폐목을 활용한 업사이클링(Upcycling), 이런 단어는 자연이 인간의 곁에 온전히 그대로 있을 때, 세상은 더 밝고 맑지 않을까"고 했다. 

 

현대미술사에 화풍에 전통적인 회화 기법으로 매우 특이한 입체적인 재료를 인간사회에서 버림받은 폐목을 품어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가 이정인 화가.  

 

앞으로 더 야심만만하다. 왜냐하면 그의 색감과 변화무쌍한 작품세계는 사실적인 속마음이 화폭에 나타낼 것이다. "버려지고 약한 존재들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나타내고 싶었다."는 이정인 물고기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계의 젊은 파수꾼(watchman)이자. 새로운 업사이클링의 환경지킴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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