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9년만에 만 40세 나이로 세아이 남기고 세상 떠
반올림측과 함께 산재신청했으니 불인정 이중 고초겪어
고인, 삼성 3년 근무동안 수십 가지 '화학물질' 취급

삼성반도체 근로자 80명째 희생자 나오다

김영민 기자 | news@ecoday.kr | 입력 2017-10-08 14: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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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故 이혜정님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전신성 경화증’을 앓던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이혜정님이 10월 4일 추석 당일 4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반올림측은 7일 밝혔다. 올 1월 15일 삼성반도체/ LCD 79번째 사망자 김기철씨 사망이후 9개월에 안타까움이 또 다시 발생했다.

 

삼성 반도체/ LCD 직업병 피해노동자로 80번째 사망자이자, 삼성그룹의 전자계열사 중에서 118번째 죽음이다. 

 

"저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 가족이 아파도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지... 미안하다고 사과는 안 해도 돼요. 앞으로는 이런 똑같은 병이 없기를 바랄 뿐이니까."

 
고인은 2015년 10월 반올림 농성에 연대하는 '피해자 이어말하기' 중 삼성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측에 밝힌 고인은 병이 깊어지면서 누워 잘 수도 없어 쿠션을 대고 앉은 채로 자야했고, 손가락 끝이 괴사돼 고통속에 삶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반올림측은 "고인의 크나큰 고통을 잊지 않겠다."면서 "생전에 고인은 자신이 아이들 크는 모습을 보게 딱 10년만 더 살았으면 좋겠어요. 몸이 건강하다면 나가서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어요."고 했다.


삼성직업병 문제를 알리는데 당사자로서 용기 냈던 고인을 기억한 반올림측은 삼성의 무책임한 태도에 항의하기 위해 반올림 농성 중 '피해자 이어말하기' 인터뷰에서 삼성이 내미는 부당한 개별보상을 거절하고, 아픈 몸에도 끝까지 연대하려했던 이혜정님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인은 1977년 6월 1일생으로 1995년 9월, 상업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했다.

 
1라인(가장 오래된 라인)의 확산공정에서 6~7가지 화학물질이 담긴 수조에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담갔다 뺐다하며 세척 업무를 했다. 이후 8라인에서도 확산 공정 업무를 했다.

▲생전 인터뷰 장면, 고인은 저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 가족이 아파도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행동할 수 있

는지... 미안하다고 사과는 안 해도 돼요. 앞으로는 이런 똑같은 병

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반올림

 

확산 공정(800~1200℃의 초고온 작업)과 세척 과정에서, '결정형 실리카 분진, TCE, 톨루엔, 크실렌, 노말 헥산 등의 복합 유기용제와 수십 가지의 이름 모를 화학물질'을 고인은 물론 당시 작업자들은 취급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은 작업자의 안전보다는 웨이퍼의 안전을 위한 환경. 안전교육도, 적절한 보호구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런 작업공정을 반복적으로 해온 근로자들은 장시간 화학물질 노출로 인해 두통, 구토증세, 안구 건조증, 안면 홍조증상에 시달렸다.  

 

3년의 근무를 마치고 1998년 8월 퇴사 후 결혼. 세 자녀를 키우며 살다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상 증상 나타났다. 당시 병원에서는 희귀질환의 병명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뒤늦게 2013년에서야 '전신성 경화증' 병명의 진단받았다. 전신성경화증은 자가면역계질환 중 하나로 희귀난치병이다.


고인은 병이 진행될수록 머리부터 발끝까지 서서히 장기들이 굳어가고,  손끝 등에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괴사의 고통을 겪었다.

 
고인은 반올림측과 함께 2014년 10월 28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 제기(반올림의 8번째 집단산재신청 참여)했다.


일년 뒤 2015년 10월 반올림 농성에 연대하기 위해 '피해자 이어말하기' 인터뷰 참여, 안타깝게 2016년 7월 25일. 근로복지공단은 고인이 낸 산재신청과 관련, '화학물질 노출수준 낮다'는 이유로 산재 불승인 통보받았다.


2017년 10월 4일. 추석 당일 만40세의 짧은 나이로 고통 속에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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