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부패 공무원에게 민원 무마용 5억5천억 뇌물
500억원 이상 징벌적 벌금 부과 공사 중단 높아져
대기오염 배출기준 국내보다 10배 이상 높아 우려
김성환 의원 "진상조사와 함께 해외석탄발전 중단"
석탄화력발전사업 전반 불법행위 만연 의구심까지

해외석탄화력발전서 검은 뇌물 '풀풀'

김영민 기자 | news@ecoday.kr | 입력 2019-10-07 14: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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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친환경발전소라고 인증받은 해외석탄화력발전소가 사실은 반환경적인 설비와 현지 공무원에게 뇌물까지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단 위기에 내몰렸다. 
 
국회 산자위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 병)은 7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서 인도네시아 찌레본 석탄화력발전 2호기 건설과정에서 주민 민원 무마용으로 5억5000만원의 뇌물이 부패공무원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해외석탄발전사업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해외석탄발전사업 진출의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찌레본 2호기 석탄발전 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이 6200억원의 금융 지원으로 시행사는 한국중부발전이 500억원의 지분 참여와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이 사업은 처음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로부터 대기오염과 생계수단 상실을 우려해 반대를 요구했지만 사업을 강행했다.


그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드러나 문제가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찌레본 지역의 군수인 순자야 푸르와디사스트라(Sunjaya Purwadisastra)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찌레본의 순자야 군수는 지난 5월 매관매직 혐의로 인도네시아 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김성환 의원실이 입수한 공소장과 판결문에 따르면 조사 과정 중에 현대건설이 총 6차례에 걸쳐 순자야 군수의 관저 등지에서 현금으로 총 5억5000만원을 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과정에 현대건설 현지사무소 직원이 재판에 참고인으로 불려나가기까지 했다.

현대건설은 김성환 의원실 관계자 면담에서 "뇌물이 아니라 순자야 군수가 민원을 중재하겠다고 비용을 요구해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주장과 달리, 순자야 군수 측에 건넨 돈이 개인계좌를 통해 들어간 점, 관청이 아닌 개인 저택에서 전달된 점 등을 고려하면 뇌물죄 적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KPK)가 재판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난 현대건설 뇌물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의 뇌물죄 적용이 확정되면 현대건설은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본의 마루베니 종합상사는 인도네시아의 타라한 화력발전사업과 무아라타와르가스 화력발전사업에서 뇌물을 공여해 미국 부패방지법의 적용을 받은 결과, 2015년 8800만 달러(약 900억 원)의 징벌적 벌금을 부과 받았다.

심지어 마루베니는 중부발전과 함께 찌레본 2호기에 지분을 투자한 공동투자자이고, 또 다른 지분투자자인 인도네시아 PLN은 다른 석탄화력발전 뇌물사건으로 대표가 구속된 상태여서 석탄화력발전사업 전반에 불법행위가 만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뇌물비리 문제와 관련해 김성환 의원은 "OECD와 IEA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선진국들의 경우 2030~4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석탄화력발전을 늘리지 않으면서 가급적 조기에 석탄화력을 폐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지적하면서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건 시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찌레본 2호기 사업의 문제는 굴뚝 산업 수출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찌레본 2호기의 대기오염 배출허용기준이 국내에 신설된 화력발전소들에 비해 이산화황은 9배, 질소산화물은 17배, 먼지는 10배 정도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발전사는 효율이 높은 초초임계(USC) 발전소라고 주장하지만, 현지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이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해 국내 화력발전소보다 대기오염물질이 10배 이상 많은 발전소를 지어대는 건 도덕적인 문제를 넘어 상식의 수준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찌레본 2호기 사업은 사실상 '검은 뇌물'이 오고 간 비리 사업으로, 투자자인 한국수출입은행과 중부발전은 'OECD 공무원 뇌물방지협약'을 어긴 이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부발전은 2017년 9월20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이 주관하고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이 후원한 '2017년 Indone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Forum'에서 인니 신규 발전

사업 추진 투자계획 및 협력안을 논의했다. 찌레본 석탄화력 발전사업 등 총 3900MW의 발전사업을 지

속적인 후속 발전사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업의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찌레본 2호기를 비롯해 해외석탄화력사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불법행위가 나타나는 경우 관계자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뇌물죄가 확정될 경우 처벌이 불가피한데, 인도네시아 현지 환경단체들이 한국의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국제뇌물방지법)'과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각국 법원에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의원은 "찌레본 2호기 뇌물 의혹에 대한 처벌은 복마전이나 다름없는 해외석탄사업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일 뿐, 더 중요한 건 해외석탄발전 진출을 중단하는 일"이라면서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이미 해외에서 총15건 18.4GW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추진 중에 있고, 한국무역보험공사는 5조 3000억원 가량의 지원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석탄화력사업 자체를 중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그린피스는 한국의 해외 석탄 공적금융 지원 규모는 전세계 2위로, 지난 10년간 총 7개국의 석탄발전소 건설에 11조원을 투자했고 이 중 수출입은행은 53%에 달하는 6조1788억원을 지원했다. 이어 무역보험공사(5조1698억원), 산업은행(3356억원) 순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수출은이 국민혈세를 부은 찌레본 발전소는 해외 석탄 투자가 일으키는 불공정한 문제들의 결정판으로 현지 주민들은 생계 위협과 대기오염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반환경적인 사업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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