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기업 "친환경이니 인체 무해하다" 안심시켰다
로펌 변호사 "소 취하하라. 그러지 않으면" 협박
제2차 환경보건종합계획 본격화… 환경건강 안전망
안전한 환경, 모두 건강한 사회 비전, 12개 추진
환경부,한국형 환경보건 감시구축,정책 기반 마련
환경오염 피해시 보험적용 책임보험 공공성 강화
장난감,학용품 등 함유 납 600ppm서 90ppm으로
프탈레이트 가소제 6종 기준 신설 함유 0.1%이하

가습기살균제, "판결은 무죄지만, 우린 용서하지 않아"

김영민 기자 | sskyman77@naver.com | 입력 2021-01-14 16: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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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회원들이 사회적참사 사무실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현안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추진호 기자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환경부가 낯뜨거워졌다. 예상을 뒤집고 가습기살균제 피의자인 애경산업, SK케미칼, 이마트 등에 대해서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들 기업들은 폐를 치명적으로 굳게 하는 독소가 든 가습기살균제를 국내 대형할인마트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팔았다.


사실상 유해화학물질을 관리감독해야 할 환경부 입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오점을 또 한번 남기게 된 최대의 미필적 고의 살인사건이 됐다.

무죄 판결 이후 분노가 가시기 전에 14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은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만나 "법원이 무죄라는 가습기살균제가 우리를 이렇게 파괴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가습기살균제가 가장 많이 유통되던 2006년부터 2008년 사이는 이마트에서 990원짜리 기획상품으로 불티나게 팔렸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재판이 열리는 날,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중에는 폐 작동을 멈추게 하는 유해화학물질 CMIT·MIT 성분이 함유돼 있었다.


가습기살균제를 썼던 가족 중에는 부모는 물론 아이들까지 숨을 조였다. 그때까지는 정부 보건당국은 침묵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시판된 가습기 내부를 청소목적의 살균제를 이들 판매해온 회사들은 자사 제품을 "친환경이니 인체에 무해하다"고 문제가 없다고 소비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날 피해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회사를 상대로 고발장을 내자, 대형 법인 변호사가 "변호사가 없는 듯하니 소를 취하하라. 그러지 않으면 봐 드리지 않겠다"고 협박식의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고 치를 떨었다.


그동안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위해 싸워온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재판부는 동물실험을 근거로 CMIT·MIT 성분이 폐질환을 유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는데, 동물에서만 반응이 나타나는 물질도 있고 인체에서만 나타나는 물질도 있다."고 말했다.


최은총 목사는 "이번 판결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현실적으로 법의 심판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국회나 환경부 등에서 정부차원에서 다시 한번 피해자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 법에서 무죄일지 모르지만 우린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판결 이후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재판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이미 유해한 가습기살균제를 유통·판매한 옥시는 유죄 판결이 내려졌는데 같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임에도 유해 성분의 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4년간 가습기살균제를 비롯해 환경오염취약지역 피해 등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건강피해를 전향적으로 규명했고, 피해구제를 확대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출한 자료에는 현재도 진행중인 가습기살균제 피해인정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4114명, 석면 피해인정자는 4823명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유해성 물질로부터 안전지대는 턱 없이 부족하다. 대부분 불특정 다수들에게 위험적인 제조공장, 공사현장 등이 산적돼 있다.


환경부는 '안전한 환경,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비전으로 제2차 환경보건종합계획'(2021~30년)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이번 계획은 '환경보건법'에 따라 10년마다 환경보건정책의 목표와 실천방향을 제시하는 국가 기본계획이다.


​환경보건종합계획은 환경보건 정책의 영역을 '환경유해인자 사전예방‧관리'에서 '피해 대응‧복구'까지 확장했다.  


환경부는 제1차 환경보건종합계획(2011~20)에 따라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기반 마련, 환경책임보험, 피해구제 도입 등 수용체 중심의 환경보건 정책 기반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도심지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는 주택, 일반건물 석면슬레이트 철거 확대, 실내공기질 기준 강화, 조명환경관리 구역 확대 등 생활환경 유해인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종합계획은 한국형 환경보건 감시체계 구축을 위해 ▲환경유해인자 사전 감시 강화 ▲노출 관리 강화 ▲환경성 건강피해 대응 능력 강화 ▲환경보건시스템 견고화라는 4개의 전략과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여전히 사회적 공간은 초미세먼지 등을 비롯해 다양한 유해성 물질로부터 보호받기가 제한적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승강장내외 공기질 측정결과를 알리고 있다.  


이 가운데 신규 유해인자 등 혹시 모를 환경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람-인자-지역단위를 더욱 꼼꼼하게 조사·감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신규 연구개발비만 1617억원 투입 계획해 환경성질환 안심관리 기술 등 3개 사업에 쓸 방침이다.


한발 더 나아가 미세먼지‧소음 등 주요 유해인자의 건강영향은 물론 기후변화, 나노물질‧미세플라스틱‧미생물 등 잠재적 유해인자에 대한 건강영향도 지속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다.

또 난개발지역, 교통 밀집지역 대로변 아파트 단지 등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를 확대하고, 빅데이터를 토대로 지역별 환경피해 예측 지도를 작성하는 등 환경‧건강감시도 강화된다.
   

환경부는 향후 도시‧택지 개발사업 등이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경우, 건강과 관련된 항목을 더욱 꼼꼼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시골이 공기가 좋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지자체마다 석면 슬레이트 문제는 또 하나의 악재가 되고 있다. 

석면해체철거 작업이 감독(감리)가 정확하지 않은채 신속하게 뜯어내거나, 방치된 곳이 산적돼 있다. 


또 하나는 다중이용시설별 실내공기질의 법적 관리 수준을 차등화해 맞춤형으로 관리하고, 신축 공동주택 공기질의 권고기준을 강화한다. 또한, 실내 라돈 고농도 지역과 시설은 보다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체감형 소음‧진동 관리를 위해서는 환경소음 실시간 자동측정망을 확대하고, 공사장 규모에 따라 차등 제재를 하며, 옥외행사에서 사용하는 확성기 등 이동소음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환경부, 지자체로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난 민원중 하나는 야간 빛공해 문제다. 본지는 여러번 지적했듯이, LED조명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LED조명에 대해서 강력한 규제를 위해 옥외조명 사전 심사제도를 보급하고, 스마트 조명 등 빛공해 관리 신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친환경 마크를 단 공산제품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 편의점까 

지도 확대해야 하는데 친환경인증 제품을 구매하는 건 쉽지 않다.  

취약·민감계층을 위한 맞춤형 환경보건 서비스가 보다 확대된다. 어린이용품 내 유해인자 감시를 강화하고, 어린이활동공간의 환경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자연친화적인 어린이 활동공간 조성을 위해 지침서 배포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어린이 장난감, 학용품 등에 들어가는 납 600ppm에서 90ppm으로 대폭 낮췄다. 또 프탈레이트 가소제 6종 기준도 신설했는데 총 함유량 0.1% 이하로 했다.

통합 환경오염 피해 대응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피해자에게 더 다가가는 서비스를 위해, 기존에 가습기살균제‧석면‧환경오염피해 등 피해 종류별로 달랐던 전담부서의 기능을 통합‧강화, 가칭 '환경보건문제 전담 상담 창구'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여전히 갈등과 불만이 가득한 환경오염 피해구제의 내용과 범위도 전향적으로 확대한다.

가습기살균제·석면·환경오염 피해 구제 시 합리적 수준의 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고, 의료‧사후관리 등 피해자 지원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환경오염 취약지역의 피해 복구를 위해 친환경재생 사업 대표 사례*를 만들고, 관련 제도도 정비할 계획이다. 
     

최예용 소장은 "공소시효가 남은 사건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은 진상규명이 아니다. 진상규명은 시간과 관계없이 그 책임과 죄를 낱낱이 밝히고 그들이 인정하고 사과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은 책임 있는 이들이 사회적, 도덕적, 행정적 사과와 인정을 하는 것이고, 진심으로 용서를 빌 때, 피해자들도 용서할 수 있는 것이지만, 현재 상황이라면 그런 사회적 과정이 어렵다."는 거듭 주장했다.


환경책임보험과 관련해서는 보험 가입 사업장에 대한 안전진단을 의무화하고 환경오염사고 피해 시 보험적용을 강화하는 한편, 손해 사정 이견 조정기구 설치 등 책임보험의 공공성을 강화한다.

환경보건정책 추진 시 지자체의 역할도 강화된다. 지자체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지역 환경보건계획 시범사업이 추진되며, 권역형 환경보건센터도 지정‧운영된다. 

환경보건정책의 전문성이 보다 강화된다. 분산된 환경보건 조사‧연구를 통합하기 위해 전문기관 설립을 추진 할 계획이며, 환경보건센터 기능도 강화(연구형→정책지원형)된다. 또한, 전문가‧민간‧일반인도 환경보건정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보건 빅데이터를 점진적으로 구축‧공개할 계획이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계획은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환경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립한 계획"이라며,"환경유해인자에 대한 찾아서 감시하는 등 해당 물질이나 시설에 대한 저감 관리, 그리고 위험요소에 노출되기 쉬운 민감‧취약계층을 위한 환경보건 시스템을 대폭 강화 등으로 국민의 환경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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