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작가 수필집 해취 연재(7)
온 식구, 수학여행지 경주가족나들이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온라인팀 | news@ecoday.kr | 입력 2019-05-08 16: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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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온라인팀]얼마 전 황금연휴기간의 막바지였다. 우리부부는 모처럼 경주를 찾았다. 보문단지 내에 있는 숙소로 들어가기에 앞서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늦은 점심이었다. 본래는 요석궁을 예약해보려 했는데 만석이어서 예약이 불가하다는 대답이었다. 엄청난 인파가 경주에 들어왔음을 실감해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일 년에 세 번하는 가족행사의 마지막 행사였다. 유사는 넷째 동서네와 막내 동서네였다. 모두 대전에 살고 있고 세종시에 살고 있었다. 미리 와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초에 감포항으로 가볼까 했는데 교통정체로 인해 도저히 그곳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보문단지 내 한우집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모르고 식당을 정했는데 하필이면 그곳이 숙소에서 멀지않았다. 약주를 한잔해야 할 것 같아 아예 차를 숙소에 주차해 두고 갔다. 식당은 육고기를 사서 세팅된 곳에서 각자 구워먹는 형식이었다. 다행히 빈 좌석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도 오감타고 할 정도였다. 집사람이 안심을 사다놓았다. 숯불에 구워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경주시 현곡면에서 마련한 어버이날 맞이 경로잔치에서 동네 중장년들이 마을 어르신들에게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가는 길에는 정자도 있었고 연꽃이 끝 무렵인지 거의 꽃이 다 진 후였지만 그런대로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연못이 있었다. 숙소를 살펴보았다. 작년에 준공이 되었던 터라 시설은 일류호텔 못지않을 정도로 잘 되어있었다. 6인실과 4인실 두 개동이었다. 집사람은 아이들을 데리고 바이크 같은 것을 타러 나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른이 있어야 탈 수 있는 것이었다.


얼마 후 저녁식사를 하러 예약된 식당으로 갔다. 관광지만 만원이 아니라 식당도 만석이었다. 식사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여유롭게 가질 수 없을 정도였다. 손님들이 기다랗게 줄을 선채로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니 바로 일어서지 않을 수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이번에는 편을 나눠 윷놀이 대결을 펼쳤다. 말을 네 마리씩 놓고 3판 양승제의 놀이였다. 거의 30명 가까운 대가족이었는데 청백 팀으로 나눠 열띤 경기를 펼쳤다. 백도도 있었고 낙도 있었다. 2판을 이긴 팀에 속했다.


처음에 백도가 나오면 출발선의 바로 뒤쪽 한 칸 뒤에 말을 놓을 수 있다고 억지를 부려보았는데 통하지 않았다. 모를 던져 승리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진 팀은 만원 이긴 팀은 오천 원을 걷어서 노래방비에 보탰다. 노래방을 두 군데 빌려 흥겨운 노래실력을 겨루는 시간을 가졌다. 기념촬영을 하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보니 거의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 되었다. 노래방의 마감시간은 11시 경이었다. 하나로 마트 등은 더 빨리 마감이 되었다. 일반 상인들과의 마찰 때문인지 일찍 문을 닫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제는 모두들 숙소로 돌아가 취침할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자매들끼리는 거의 새벽녘까지 얘기꽃을 피우느라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듯했다. 날씨는 무척이나 쾌청했고 에어컨 등도 잘 가동이 되어 좋은 환경이 제공되었다. 아침식사는 육개장이 제공되었다. 비비고의 육개장과 곰탕을 2대 1로 섞은 것에 파를 썰어 넣었고 표고버섯을 넣은 것이 아주 얼큰하게 맛을 냈다. 반찬으로는 연어회가 제공되었다.


아침식사를 한 후 행선지로 잡은 곳은 경주의 명소인 불국사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주차장으로의 차량진입이 불가할 정도로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였다.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어 집사람과 장인, 장모님을 내려드리고 홀로 주차를 기다려볼 작정이었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 불법 유턴을 한 후 다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차들이 서서히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불국사의 후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집사람과 합류했다. 정문 쪽으로 가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인산인해였다. 연휴가 길다보니 모두들 불국사로만 모여든 듯했다. 연휴 검색순위 8위에 불국사가 올랐다. 얼마 전 방영된 '알쓸신잡'의 경주편이 한몫을 한 것 같기도 했다. 또한 얼마 전까지 지진 등으로 인해 관광객의 수요가 격감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부분이 해소된 탓도 있으리라. 석가탑 다보탑이 있는 대웅전 앞까지 가는 것도 떠밀려 가는 식이었다.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풍광을 제대로 즐기고 완상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집사람은 휴일에도 떨어진 현안으로 인해 계속 통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집결지를 정하고 시간을 정했다. 한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석가탑, 다보탑 앞은 번잡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상당했다.


역시 관광도시 경주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만 해도 석가탑은 한창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보수되어 제 본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보탑의 중간에도 석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때 10원짜리 동전의 중간에 불상의 모습이 새겨졌었다는 풍문이 있었는데 그것은 본래 있었던 것이지 새롭게 새긴 것이 아니었다.


집사람과 장인어른은 그 복잡한 속에서도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나왔다. 장인어른께서 그런 얘기를 했다. 예전 한참 젊은 시절 어르신들을 모시고 관광을 다닐 때를 회상했다. 모두들 나이가 드신 상황이라 봄에는 1박 2일로 갔고 가을에는 하루만 다녀오는 식이었다고 했다. 다니실 수 있을 때 산천의 경치 좋은 곳을 부지런히 다녀야 한다고 하셨단다. 일행들은 각자 불국사를 돌아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이들도 이제는 자신의 앞가림을 할 정도가 되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대웅전 뒤에는 관음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곳곳에는 국화꽃들이 만개한 채로 그 향을 피워내고 있었다. 집결지에서 만난 가족들은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고 각자 해산하는 것으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모두들 멀리서 경주까지 온 탓에 그냥 돌아가는 것에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정한 곳이 시장과 천마총이었다. 그런데 시장은 너무 혼잡해서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천마총만 둘러보고 귀가했다. 오랜만에 가족행사를 경주에서 가졌다. 지난해에는 청도의 운문사 부근 식당에서 회합을 하기도 했었는데 풍광이 정말 좋았었다. 아무튼 이번 경주행사도 큰 무리 없이 잘 모여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아이들이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의 하나로 자리매김 되고 있었다. 내년을 기약하며 경주에서의 가족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모두 얼마 남지 않은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대망의 새해를 맞이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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