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밤작황 예년만 못해 밤시세 높아
김 모락모락 피운 군밤장수 보기 힘들어
1963년 1원이면 군밤 4개 지금 5000원에 10개

군밤 구수한 냄새처럼 세상도 구수하길

김영민 기자 | news@ecoday.kr | 입력 2016-12-08 16: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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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군밤사려!, 가을 저녁 밤하늘에 은은히 들리는 군밤 장수의 목소리가 있었다.

한국전쟁이후 가난한 살림살이 때문에 아버지는 군밤장수로 근근히 이어가던 살림, 1963년 가을밤 동전 1원이면 군밤 네개를 먹을 수 있었다."

 

당시 새싹회 주최로 개천절날 비원에서 열린 세종글짓기 대회에서 으뜸상을 받았던 서울 광희국민학교에 다니던 나옥희 학생이 '군밤'의 글 일부다.

 

그는 "어제 먹지않는 군밤을 손에 꼭 쥔 채 학교로 가벼운 발걸음을 돌렸다."는 내용이 애잔하게 밀려온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추워지면 생각나는 주전부리, 거리에서 먹거리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붕어빵, 계란빵, 문어다리, 군고구마, 군밤, 호떡 등이 매우 소소하고 서민적이며 쉽게 사먹을 수가 있고, 한끼 대용으로 충분했다.

 

밤은 우리 민족에게 큰 의미를 주는 식품이다. 관혼상제때나 큰 상을 장만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호떡집이 불났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호떡 다음으로 군밤은 한겨울 간식으로 충분했다.  

 

아버지가 퇴근길에 아이들 생각나 종이봉투에 넣어 사온 붕어빵처럼 아련한 추억이 벽화가 되고 있다.

 

그 중 군밤(roast chestnuts)은 특별한다. 특히 연인들이 극장앞에서 사서 먹던 냄새는 군밤이 구수한 지, 연예의 달콤함이 구수한지 분간이 안갈 때가 있었다. 요즘은 그런 커플들이 별로 없다.

 

노점상에서 반평 정도의 작은 공간 리어카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겨울, 바닥에는 전날 내린 눈으로 사람들이 종종 걸음의 풍경은 군밤이라는 단어만 새겨진 깃발이 펄럭일 때마다 수증기는 춤을 췄다.

 

군밤은 붕어빵보다 비싸다. 요즘 10개알 정도가 5000원, 30년 전 극장앞에는 1000원을 내밀며 같은 양으로 영화 한편을 볼수 있었다. 군밤 가격도 세상사를 이기지 못한 것은 어쩔수가 없다.

군밤은 일일이 연탄불에 굽고 뒤집고, 딱딱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구수한 그 군밤의 맛은 베이비붐세대들은 어느 정도 공감한다.

 

군밤장수의 껍질을 벗어내서 하는 수고에 비하면 비싼 편이 아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요즘 군밤은 거리에서 보다,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첨가제로 생산했다며 판매를 하고 있다.

 

홍보문구가 와닿는다. 농부의 마음을 담아 자연의 건강함을 식탁까지 국내산 군밤이다고 한다.

 

부처밭골댁의 이름으로 농삿일을 하는 어느 농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올해 가뭄과 여름 이상 고온으로 밤작황이 좋지 않아 수확량도 줄어 밤시세가 작년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푸념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풀베느라고 고생은 했어도 작년에 비해 두배의 경제적 이득을 취했지만, 만약 어리석은 마누라 말 듣고 밤산 포기했었다면 아마 배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을 것이다고 웃음으로 넘겼다. 그나마  다행이다.

 

또 풀베는 고생이 싫어 밤농사 결농했다면 돈도 돈이지만, 농부 양심에 편했던 그 이상으로 가을내내 마음은 아주 불편했을 것이라고 밤농사의 어려움을 담아냈다.

 

올해는 군밤타령이 시원찮다. 작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체험 밤농장도 재미를 못봤다. 

 

밤줍기 체험이 시원찮은 것은 밤알도 굵어야 하는데 지난해 보다 새끼손가락만큼 줄었다고 한다.

 


10월 중순 기준 신세계 이마트에서 소비자 가격은 특대 사이즈 100g당 698원, 대 사이즈 1봉(700g)은 4980원에 판매됐다.

 

1981년 전 남대문 시장에서 햇밤 도매 가격은 굵기에 따라 20리터에 1100원에서 1400원에 거래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는 밤시세는 수확기인 10월이후 부터 11월까지 가장 싸고 여름으로 들어가는 6월쯤에 연중 최고 시세로 치솟는다고 밝혔다.

 

밤작황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병충해, 가뭄과 홍수로 들쑥날쑥한 것으로 보면, 분명 농사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 틀림없다.

 

농림부, 지자체에서 스위스에 티치노주 마죠레 호숫가 산책로에서 열리는 아스코나 군밤 축제처럼 광화문광장에서 매년 열어보는 것은 어떠할 지 적극 벤치마킹해 봄을 권장하고 싶다.

 

온 나라가 구수한 군밤냄새로 마음을 달래보는 것도 앞서가는 정책의 한 부분이 될수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밤의 고장 공주시가 매년 여는 알밤축제 조차 예산을 삭감했다고 해 이 역시 군밤이 거리에서 점점 보이지 않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굳이 연결을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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