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박미희 30년 재봉틀 경력 마스크 제작
마스크 대란,손쉽게 살수 없단 말에 생업 접어
형광물질 없는 천연면 소재 수백번 써도 무방
임대료 부담,건물주 안된다 답변 들었다 씁쓸
폐마스크 처리 매뉴얼있으나 현실 그냥 버려져
마스크 뛰어넘어 생명지키는 아름다운 마음담아
한 달 기준 1억5000만개 쓰레기로 자원낭비돼
국내외 어려운 곳 보급,"해외선교 보탬됐으면"

'씨앗 마스크', 희망의 생명 꽃 피우다

추진호 탐사보도국장 기자 | | 입력 2020-04-06 07: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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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마스크 만들기에 사회적으로 고통받은 이들에게 작은 희망의 씨앗이기 바란다며 손수 마스크 만들기로 나선 박미희씨가 자원봉사자로 나선 교회 식구들과 함께 만드는 과정을 논의하고 있다.

[환경데일리 추진호 탐사보도국장 기자]"드륵~ 드르르~!!,,,"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천장 2m쯤 된 공간을 가득 메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법적으로 강화된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웃사랑 실천, 생명의 나눔으로 더 가까이 하는 이들이 있다.

주부 9단 남편(신문업) 수발과 옷만드는 일 두가지를 한꺼번에 30년 넘게 해온 박미희씨, 숙련된 내공 탓인지 손마디가 굳어짐을 눈에 들어왔다. 그가 최근 국가적인 재난 속에 갇혀 있는 우리 사회에 작지만 소중한 실천인 마스크만들기에 나섰다. 바로 '씨앗 마스크'를 만들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청와대를 코앞에 둔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모퉁이길 나즈막한 건물 2층에 마련된 옷 가공 내부는 다양한 원단과 백여개 쯤 벽에 박혀 있는 실틀과 재봉틀, 작업대가 놓여있었다.


'씨앗 마스크'로 이름을 지은 이유를 "한뼘 정도 크기의 마스크로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나누며 특히 모두가 어려울 때 작은 힘이 됐으면 좋겠다 싶어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박미희씨는 30년 재봉 숙련된 기술로 그동안 백화점 등에 의류를 납품했다며 최근 마스크 사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천연면 소재로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어려운 이웃과 기회가 된다면 멀리 해외 선교지까지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제 친오빠가 마스크를 쉽게 살수가 없다는 말을 듣고 내가 잘하는 재봉 일로 마스크 만드는 것 쯤이야 싶어서,..."고 덜컥 하겠다고 전했다.


박미희씨는 30년 가깝게 백화점 등에 주문들어온 옷을 납품하는 일을 주업해왔다. 마음씨가 좋으니 솜씨도 좋을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씨앗 마스크(오가닉 필터)를 만들기 전까지 올 여름바지를 납품하려고 온종일 가위질, 바느질로 작업대를 떠나지 않았다. 물론 끼니는 배달 주문해 먹으며 일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맨 얼굴을 보고 싶다."고 했다. 바깥 세상풍경을 가리켰다. 가족은 물론 가까운 이웃들조차 하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살아야 하는 회색도시를 바꿀 수 있는 알룩달룩한 천연 면으로 만드는 씨앗 마스크를 만들기에 도전했다.



취재진이 찾아간 날도 혼자 마스크 만들고 있었다. "자원봉사자가 없느냐,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 하자 "내일모래 교회 식구들이 온다"고 해서 다시 방문해 취재가 이뤄졌다.

'씨앗 마스크' 이름을 내건 박미희 씨가 자신이 다니는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소재 옥인교회 여성도 두 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취재 내내 부끄럽다며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이들은 원단을 재단하고 틀을 짜고 가위질과 다림질, 꿔매는 작업을 각각 분업했다.

박미희씨는 자신이 혼자 할 때는 하루 종일해도 100여 개가 전부였는데 주변에서 도와준다면 500여 개는 거뜬하게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씨앗 마스크'는 '생명 나눔'의 뜻"이라며 "우리 사회는 흔한 마스크만큼 손쉽게 얻고 손쉽게 버리는 풍토가 꽉찬 아쉽다."며 배금주의를 지적했다. 그는 옷을 만들고 남은 천 조각 하나도 헛툴게 버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환경 문제에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씨앗 마스크를 만들게 되면서 자연이 소중함도 더 깨닫게 됐고 이 마스크가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되고 판 금액으로 해외 선교지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얼굴 공개를 거부한 3인 여성은 자신들이 만든 씨앗마스크를 보여주면 마스크를 쓴 채 사진만 남겼다. 사진 왼쪽이 박미희씨.


​"저는 평상시 환경에 대한 막연한 염려만 가지고 있었지, 실질적으로 환경오염을 줄이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50대 평범한 주부에 불과하다." 며 "그러던 중 이번 코로나로 인해 1회용 마스크가 흔하게 자주 눈에 띌 정도로 버려진 모습을 보고 이렇게 쓰레기로 갈 정도라며 다른 쓰레기는 오죽할까 생각이 스쳤다."고 고백했다

박미희씨는 "모든 주부들이 똑같은 생각이겠지만 늘상 하던대로 분리수거 잘하고 물건을 아껴쓰고 수도 전기요금 걱정돼 아껴쓰고 최근 들어 흔한 마스크 한장이 주는 생명의 소중함도 함께 알게됐다."라면서 "이때다! 이것이다! 오래쓰고 친환경적인 씨앗 마스크를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또한 "씨앗 마스크는 원단은 천연 면소재여서 어떤 형광물질이 나오지 않고 빨라서 쓰면 더 오랫동안 쓸 수 있다."며 "제 나름대로 마스크 안쪽에 필터기능을 하는 면을 추가해 이중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씨앗 마스크는 시중에 판매하는 하얀색 마스크와 달리 1회용이 아니어서 최소한 수백 번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비되는 1회용 마스크는 하루에만 1000만개에 육박한다. 최소한 2회를 쓴다고 가정해도 한 달에서 1억5000만개는 버려진다. 막대한 자원낭비이자 에너지 소비가 엉뚱하게 허비되고 있는 셈이다.

환경부의 '코로나19 관련 폐기물 안전관리 특별대책'에는 따라 확진자나 의료진이 사용한 마스크에 대한 폐기 기준은 마련돼 있다. 쓴 마스크를 끓는 물에 15분가량 삶거나 에틸알코올을 분사해 밀봉한 뒤 버려야 추가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일상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더 조심스러울 만큼 사용한 마스크 처리지침을 쓰레기통 깊숙이, 봉투에 밀봉한 뒤 버리고 이후 손을 씻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만큼 바이러스 전파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이다.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일반적으로 썼던 마스크는 휴지통이나 종량제봉투에 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종류도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일반 마스크용부터 보건용, 전문의학용에 이르기까지 수십여 종이다. 한때 품귀현상이 벌어질 때는 사회적인 문제가 됐던 기능성을 더한 마스크가 개당 3만 원에 거래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박미희씨는 "씨앗 마스크의 원단은 다양한 색감과 질감, 점점 더워지는 날씨를 감안해 통풍이 잘되는 것을 생각하지만, 자칫 바이러스 취약할까봐 필터기능이 가능한 보조로 탈부착이 가능한 천연 면을 덧대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1회용 마스크 한 장에 담긴 아름다운 손길과 마음씨가 더해서 마스크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해외까지 갈수 있다면 기꺼이 재봉질 손놀림을 게으름 필 시간이 없다 소박한 마음도 전했다.

 

박미희씨는 '씨앗 마스크(오가닉 필터)'는 종교단체를 통해 마스크 구매로 약국 앞에서 줄 서기 힘든 장애인 또는 계층이나 멀리 해외 선교지를 중심으로 널리 보급하는데 작은 밀알이 됐으면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의 작업장은 월 임대료가 130만원 넘는다. 꽤 많은 액수다. 건물 임대대리인을 만나서 몇 개월만이라고 임대료를 깎을 수 있는지 상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안된다고 나가라고 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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