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막시마 Máxima',대기업 저항 여인다뤄
한국경쟁 대상 다큐 원전 <월성 Wolsong> 수상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 321편 작품 출품선봬
환경부, 서울시, 산림청, 영화진흥위 후원참여

언택트 시대,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 폐막

김영민 기자 | news@ecoday.kr | 입력 2020-07-16 2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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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가 폐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화공연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 선전하며 무사히 마쳤다고 주최측인 환경재단은 밝혔다. 7월 2일부터 15일까지, 14일간 27개국 57편이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 스크린에 총천연색으로 수를 놓았다. 올해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후원은 환경부, 서울시, 산림청, 영화진흥위원회가 참여했다.


특히, 환경재단측은 무관심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으로 소외된 환경영화를 국내 처음으로 TV방송으로 송출했고, 디지털 상영관을 구축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관람하도록 배려했다. 
 
이번 영화제는 총 83회차 중 52회차가 매진사례를 남겼다. 재미와 감동, 미래지향적인 메시지가 있었다는 증거다.


이번 상영작중 특히 <카니발을 기다리며>, <위장환경주의>, <스위트 홈 + 우리의 미래를 팔지 않아>, <막시마> 등 9개의 작품은 전 회차 모두 매진돼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서울환경영화제 수상작은 국제경쟁은 올해 국제경쟁 본선에 오른 작품은 총 11편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돌고래부터 이미 우리의 일상곳곳에 존재하는 AI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영화들로 구성됐다.

본선에 오른 모든 작품을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자연 생태계, 개인의 일상을 위협하는 거대한 다국적 기업과의 끝이 보이지 않는 투쟁, 촘촘히 얽혀 있는 국제적 카르텔을 추적하는 긴박감 넘치는 다큐멘터리는 물론 이주민, 노동자, AI 로봇, 기계화 등 우리를 둘러싼 여러 환경의 변화를 색다른 시선과 새로운 형식으로 다룬 영화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최선희 심사위원은 "환경 영화의 카테고리가 자연 생태계 환경뿐만 아니라 노동 환경을 비롯한 일상의 다양한 환경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다."며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정한 프로그래머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심사평을 소개했다.

대상작은 '막시마 Máxima'(클라우디아 스패로우)로 돌아갔다.

이 영화는 <막시마>를 지탱하는 단 하나의 힘은 미국의 거대 기업에 맨몸으로 저항해온 여인, 막시마의 존재감이다. 이 인물의 소중함은 자연의 일부로 살아온 소박한 원주민 여성이 세계 최대 규모의 금광 기업에 맞서 지난한 싸움을 지속해왔다는 사실 자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우리를 울리는 건 막시마의 투사적인 면모이기보다는 그의 행보가 거듭 환기하는 일상성의 가치다. 정직한 노동으로 일군 삶의 터전에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수많은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 여인의 묵묵한 모습은 적어도 이 영화 안에서만큼은 거대 자본의 논리와 욕망을 무너뜨린다.

자신의 작은 영토와 그 안에서 반복되는 나날을 지켜내는 일이 결국은 그곳의 생태계를, 이웃을, 나아가 인간의 자존감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작고 단단한 여인과 그를 둘러싼 광활한 자연이 우리에게 일깨운다.

남다은 심사위원은 이 영화는 온 힘을 다해 막시마의 의지와 행동에 연대하면서도 끝나지 않는 싸움에 흔들리는 한 인간의 고단하고 외로운 얼굴 또한 끌어안는다."며 "우리 역시 같은 마음으로 영화 <막시마>에, 그리고 여전히 일상도 싸움도 지속하고 있을 막시마의 신념과 행보에 깊은 존중을 표하며 지지를 보낸다."고 높게 평가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카니발을 기다리며 Waiting for the Carnival'(마르셀루 고메스)가 받았다.

<카니발을 기다리며>는 '말하기'보다 '듣기'에 충실한 영화다.

마르셀루 고메스 감독은 시종일관 따듯한 시선으로 자영업 노동자들의 말을 경청한다. 그러면서 가혹한 노동으로 채워지는 그들의 시간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남미 특유의 활기와 낙천적 기질을 보여주는 인물들, 감독과 인물들 간의 유머러스한 소통, 과거와 현재의 효과적인 오버랩, 적절히 관찰자적 거리를 유지한 카메라 워크 등을 이용해 영화는 돈 앞에서 자발적 노예가 돼가는 사람들의 불편한 진실을 결코 불편하지 않게 체험하게 만든다.

지혜원 심사위원은 "<카니발을 기다리며>의 놀라운 성취이자 소중한 미덕이다. 카니발이 끝난 후, 다음 해의 카니발을 기다리며 또다시 재봉틀 앞에 앉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는 장편, 단편을 합쳐 총 321편이 출품됐다. 작년보다 20%나 증가한 수치다. 이중 본선에 오른 작품은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사일의 기억>, <언더그라운드>, <우리는 매일매일>, <월성>, <해협> 등 6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영화마다 주제와 스타일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본격적으로 환경 문제를 파고드는 영화들도 있었고, 직접적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지는 않지만 인간의 조건과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있었다.

한국경쟁 대상은 다큐멘터리 영화 <월성 Wolsong, The Vanishing Village>(남태제, 김성환)이 수상했다. 남태제 감독과 김성환 감독은 월성 핵발전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과 결의, 그러면서도 인간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는 모습을 핵발전소의 소리 없는 위협과 불안을 암시하는 이미지들과 함께 능숙하게 엮는다.

영화는 방사능에 노출된 주민들의 참혹한 현실을 알려주지만 동시에 사회 참여적이고 교육적인 측면과 재미도 갖추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인간과 핵발전, 그리고 자연계의 관계에 대해 심오하게 고찰한다. 마음을 뒤흔드는 마지막 순간은 절망뿐 아니라 희망도 함께 표현하며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인류가 당면한 다양한 환경 문제 중에서도 가장 긴급하고 치명적인 문제 중 하나인 핵발전 이슈를 짜임새 있는 영화 구조로 보여준 이 작품에 서울환경영화제 대상이 안겨져야 한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한국경쟁 부문 우수상, NH농협은행 관객심사단상은 김정근 감독의 <언더그라운드>에 돌아갔다. 영화는 도시민의 일상에서 중요한 교통수단이자 환경인 지하철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안에서 점차 위계화돼 가고 있는 불안한 노동환경을 흥미롭게 추적한다.

이 영화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산도시철도의 거대한 기계 세계와 유지보수 현장, 어두운 철로를 담담하게 보여주면서도, 기술연수생부터 비정규직 정비공, 역무원, 청소노동자, 조종사가 직면한 고용 불안정 의제를 침착하게 풀어간다. 노동현장을 현시하는 풍부한 미장센, 편집의 유려한 리듬감, 절제된 사운드 디자인도 미덕인 이 영화는 인간을 둘러싼 노동환경과 노동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환경재단은 서울환경영화제를 통해 영화가 가진 변화의 힘을 믿고 17년간 우수한 환경영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영화제가 끝난 후에는 작품 중 일부를 아카이빙해 학교나 회사, 소모임 등 다양한 공동체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작품을 대여해드리는 '그린아카이브'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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