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칼슘 범벅, 지자체 "항의 민원 무서워"
행안부, 친환경 제설제 20% 의무 무용지물
한강 생물 갈수록 고갈, 화학물질로 씨말려
서울환경운동연합 한강 신곡수중보 철거 마땅
생물 오고갈 수 있도록 한강 막힘없이 흘러야
한강 언제부터 갈매기,민물가마우지 텃새노릇
웅어, 숭어, 황복 조차 귀한 몸된 지 오래돼
서울시 최근 2만톤, 경기 수천톤 제설제 뿌려
제설제, 강 바다로 생물들이 견딜 재간 없어

한강 물고기 사라진 원인 "제설제 탓"

김영민 기자 | sskyman77@naver.com | 입력 2021-01-24 21: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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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건진 유일한 수확인 숭어 한마리를 들어 보이는 조선녀씨는 결혼 후 어부가 돼 남편 장성환씨와 함께 23년째 한강의 어부로 살아가고 있다. 매년 흉년이라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할 판이라고 했다. 사진제공 TTC NEWS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한강을 흐르게 해야 하되 제대로 흘러가야 한다.

평범한 시민들은 콘크리트 대신 고운 모래밭을 맨발로 걷어보고, 대형 유람선 대신 다양한 새와 물고기 등 생물들이 찾아오는 한강을 꿈꾼다.


그럼 한강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서울시민인가. 아님 팔당 상수원보호구역 인근에 사는 남양주시민인가. 건너편에 사는 하남시민인가. 서쪽으로 와 김포, 고양, 파주시민들이 한강의 주인인가. 아니다. 사실은 이미 균형이 깨진 반쪽짜리다.


이제는 씨가 말라버린 서해바다를 오가던 토종돌고래 상괭이와 우아한 날개짓의 재두루미, 종종 걸음으로 먹이를 찾아다니는 귀여운 도요새 구경할 수는 없다. 생물들도 흐르는 한강을 원하고 있다.


불청객이라면, 언제부턴가 인천 갈매기, 그리고 민물가마우지가 먹이 고갈로 서강대교 밤섬에 토착화되고, 마포대교 원효대교, 동작대교까지 역주행하며 뿌연 서울 하늘을 비행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관심 밖인 한강에는 보 하나 있는데 굳게 닫힌 신곡수중보다. 생물들은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 흔한 청어목 멸치과의 웅어, 숭어, 황복, 봄새우, 장어 , 참붕어 조차 귀한 몸이 된 지 오래다.

▲제설제가 없으면 도시 교통이 마비라는 생각이 문제다. 대중교통을 증편하고 나홀로 운전자들이 차를 놓고 출퇴근할 수 있도록 

정책이 필요하다. 

올해도 반복적으로 도시마비가 아닐 정도인데 항의성 민원 전화가 두려워 호들갑을 떨었다.


기상예보가 빗나갔지만 눈이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았는데 염화칼슘 제설제를 뿌려도 너무 많이 뿌렸다. 물론 도시에 사는 이들은 눈 다운 눈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나홀로 차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 눈이 내리면 쥐약이다.  

그 많은 제설제, 아니 화학물질이 눈과 같이 녹으면서 다시 한강으로 흘려들어간다. 비점오염저감장치가 없는 대부분의 도로는 무방비로 강 하천과 연결돼 한강으로 모여들어 서해 바다로 스며들어 자연생태계를 힘들게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눈때문에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라. 지나친 정도로 제설제 살포가 또 다른 후유증을 봄생명체까지 영향을 준다.


이미 우리 강은 자정 정화능력이 무한하지 않는 상태까지 왔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좀 불편하면 어떠하고 좀 늦으면 어떤가."라는 긴 한숨이 나오고 있다.

무조건 나만 편안하면 된다는 생각이 행정기관을 공무원들을 조바심을 증폭시키고 압박하다보니, 지레 겁을 먹고 시민들 불만 입막음용인 무차별적인 제설제 살포로 응수했다.

▲경기도 김포시 전류리 앞강에서는 봄이면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갔다는 웅어와 황복, 봄새우가 그물에 가득하고 여름에는 자연산  

농어와 장어가 수족관을 채웠다. 가을에는 참게, 김장새우가 나오고 겨울에는 참숭어가 잡힌다.  

제설제는 강에 사는 생물들을 죽이거나, 한강을 거슬러오려는 강 생명체들을 막는 독극물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일까. 행주산성에서 웅어회를 팔아온 박 모씨는 가게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했다.


능곡역에서 25년 넘게 웅어회만 취급했던 최씨 부부는 전화통화에서 "당장이라고 말하기 그렇지만, 웅어회만큼은 별미였고 감칠맛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지역의 향토 향수를 전하는데 긴 세월을 보냈는데 이제는 몇 년 전부터 웅어 구경하기 힘들어서 폐업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이게 강이 썩어가고 제설제 남용 탓이라고 믿고 싶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에 따르면, 서울시가 6일에서 13일까지 폭설로 염화칼슘 1만9190톤을 살포했다. 이어서 17일~18일에 적설량이 1cm에 그쳤는데 2000톤 가량을 뿌렸다. 서울시 해명은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적설량도 많았을 뿐 아니라 낮은 기온으로 인해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제설제를 반복적으로 뿌렸다."는 설명이 기후위기시대, 녹색도시를 지향하는 것과 전혀 다르게 모습을 보였다.


경기도 지자체 역시 염화캄슘만 수천여 톤을 도로와 공공기관 건물 앞에 마구 마구 뿌렸다. 파주시 한 기관은 시에서 나눠져 그냥 뿌린다고 했다. 행안부가 규정한 친환경 제설제 20% 의무는 있으나 마나다. 왜냐하면 도로에 자동분사장치에서 나오는 염수용액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화학물질 염화칼슘은 부식의 대왕이다. 자동차는 기본이고 보도블록, 도로 경계석, 아스팔트, 가로수까지 무차별적으로 부식과 나무 성장을 저해시킨다. 이런 제설제가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어가니 생물들이 견딜 재간이 없다. 친환경 제설제도 있다. 하지만 사용은 턱없이 부실하다.


현장은 다르다. 친환경 제설제는 비싸다. 이러니 인색하다. 가격을 보면 일반 제설제는 중국산이 대부분, 톤당 조달되는데 평균 20만원이다. 친환경제설제는 27만원에 구입해야 한다.

한강은 서해에서 잠실까지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곳이다. 이미 밀물과 썰물을 따라 자유롭게 한강을 오가던 상괭이가 신곡수중보로 물길이 막히자, 자유롭게 넘어 다니지 못하고 있다. 정말 한강에서 상쾡이를 볼 수 있다는 건 이제는 기적이고 영화에서 볼 뻔한 장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2015년에는 두 차례나 밀물 때 신곡수중보를 우연히 넘어온 상괭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못해 굶어(?) 죽었다. 먹을 게 없다는 증거다.

                
군사정권시절 직각의 콘크리트로 도배한 한강종합개발 이후 한강의 모습은 어처구니없게 산업화 멋진 도시개발이라고 찬양했다. 무지해도 한참 무지한 지도자들의 두 얼굴이었다. 그리고 대신 선물을 한아름씩 부동산 투기 졸부들에게 한강변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와 빌딩으로 정치 시선으로 돌렸다. 콘크리트로 덮인 호안은 한강종합개발 이후 서울 한강의 모습은 최악의 회색도시 잿빛도시였다.


한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콘크리트 호안을 자연형 호안으로 바꾸고 있지만, 여전히 삭막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건 바로 신곡수중보가 물 흐름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유속은 느리고 물이 가득한 한강은 원래의 모습과 전혀 다르다. 느릿느릿 굽이쳐 흐르며 다양한 생명을 품고, 온 땅을 적시던 한강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강 하류쪽인 한강에서 유일한 습지가 있다. 한강의 과거이자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곳이다.

장항습지는 온갖 생물이 어우러진 천혜의 공간이다. 곧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을 람사르 습지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앞서 선행돼야 할 일은 차고 넘쳐난다.

먼저 신곡수중보를 헐면, 서울에 새로운 한강이 펼치도록 해야 한다. 한강의 물고기들은 신곡수중보가 사라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신곡수중보에 막혀 오가지 못하는 생물들은 물고기들만이 아니다. 역사와 문화, 사람과 자연이 흐르지 못한다면 그것은 강이 아니다. 올해들어 서울특별한 환경을 지키는데 힘써온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신곡수중보를 헐어 한강을 흐르게, 2021년 시민운동으로 응원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대선 김포 선류리 선단장은 "한강은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이다. 40년 넘게 한강의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왔다. 살아가는 동안 힘이 닿는 데까지 고기를 잡을 것이다. 얼음 속 차가운 물속을 헤치고 올라오는 숭어처럼 힘차고 싱싱하게 살아가고 싶다."면서 "환경오염물질이 강을 범람하고 있으니, 우리도 이제 강을 떠나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니냐."고 긴 한숨이 얼어붙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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