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국내외 아웃도어 브랜드 분석 결과 발표
전문가, 지하철내 등 실내질 화학물질 노출 무방비 고백
제품 분석 주요 결과: 40개 제품 중 36개에서 PFC 검출
보이지 않지만 치명적인 PFC의 흔적 지하철 등 시민 공격

충격! 지하철내 아웃도어서 나온 유해물질 둥둥 떠다녀

김영민 기자 | sskyman@ecoday.kr | 입력 2016-02-04 21: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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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각지에서 아웃도어 기업들에게 PFC퇴출을 요구하는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액션 모습 © 환경데일리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일장일단(一長一短)이란 말이 화학물질 범벅인 고가의 아웃도어 제품을 두고 한 말로 가장 어울린다.

 

"지하철 승강장과 객실에는 아웃도어에서 나오는 각종 화학물질이 둥둥 떠다니고 있을 겁니다. 원인은 방수기능 등으로 코팅된 원단으로 만든 이들 의류들이 세탁을 하면 할수록 계속해서 배출되면서 떨어집니다. 물론 집에서 세탁기로를 돌리면 배출되는 물에는 더 많은 양이 흘러 가겠죠."

 

올 겨울 갑작스런 한파로 시민들은 너도나도 두툼한 아웃도어를 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해외 브랜드 아웃도어 개발에 참여했던 국내 엔지니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올해도 어김없이 텔레비전은 물론 고급 잡지에는 무차별적으로 치열한 판매전을 위해 광고를 쏟아냈다.

 

아웃도어 광고를 하지 않는 연예인은 진정한 스타가 아닐 정도로 이 업계의 공식이다.

▲ © 환경데일리

 

이미 고기능성 등산복은 거품이 상당하다.

 

광활하고 깨끗한 대자연 속을 누비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광고는 보기만 해도 당장 장비를 챙겨 도시를 벗어나고 싶게 만들 정도다.

 

하지만, 광고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블랙야크, 노스페이스와 같은 대형 브랜드들은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인 PFC(과불화화합물)를 자연 속으로 배출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를 대표하는 그린피스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투표를 통해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제품 총 40개에 PFC가 포함돼 있는지 테스트했다.

 

그 결과, 4개 제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제품에서 PFC가 발견됐다고 최근 밝혔다.

 

블랙야크와 노스페이스의 제품에서도 높은 농도의 PFC를 발견됐다.

독일 뮌헨 국제 스포츠용품 박람회 ISPO 현장  제공 그린피스 © 환경데일리

그 중에는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와 먼지를 타고 이동하는 휘발성 PFC도 있었다.

 

그린피스는 몇몇 PFC는 자연 환경 속에 수년 동안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다가 우리의 몸 속으로 들어오면 암, 임신 장애, 재생산기능 저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물질, PFC를 대체할 좋은 기능을 가진 방수막과 발수 처리 기술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더 이상 유해화학물질로 자연을, 또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싶지 않다면 아웃도어 브랜드들에게 PFC사용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린피스는 소비자가 요구해야 대형 브랜드들이 변화하고, 대형 브랜드들이 변해야 아웃도어 시장 전체가 변화할 수 있다고 자정의 호소를 했다.

 

그럼 생소한 단어 PFC는 무엇인가.

 

다양한 잔류성 화학물질들은 수많은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든지 오래다. 특히 아웃도어 산업에서 자켓, 신발 등의 방수 기능을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린피스는 PFC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PFC가 재생산 기능을 저하시키며, 암을 유발하고 호르몬 기능인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는 등의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하기도 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에 감춰져 있던 유해 화학물질 PFC  제공 그린피스 © 환경데일리

그럼 PFC는 어디에나 있나.

 

PFC(과불화화합물)는 대기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질 뿐만 아니라, 한번 배출되면 분해되지 않고 오랜시간 자연 환경에 잔류한다. 이것도 문제다.


지난 2015년 말, 그린피스는 아웃도어를 사랑하는 전 세계 3만여 명의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11개의 아웃도어 브랜드의 40개 제품을 선정했다.

 

어떤 이유였을까요? 상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였다. 그 이유는 유해 화학물질 PFC(Poly- & Perfluorinated Chemicals: 과불화화합물)가 들어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서 였다.

 

그리고 우려했던대로 그린피스는 아웃도어 제품 속 유해물질을 찾아냈다.
 
지난달 말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포츠·아웃도어 용품 박람회 이스포(ISPO) 현장에서 공개됐다.

▲ © 환경데일리

 

약 50개국의 2600개 이상의 업체 및 단체들이 제품을 뽐내고 아웃도어 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이 현장에서, 그린피스는 전 세계 3만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선정한 아웃도어 제품의 유해 화학물질 검출 여부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마무트, 컬럼비아, 하그로프스 등 전 세계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에서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PFC(Poly- & Per-fluorinated Compounds, 과불화화합물)가 검출됐다고 폭로했다.

 

안타깝게도, 조사 대상 11개의 브랜드 중 PFC가 전혀 검출되지 않은 브랜드는 없었다.

 

다만 총 40개의 제품 중 단 4개 제품에서만 PFC가 검출되지 않았다.

 

PFC가 검출되지 않은 제품을 보면 ▲재킷(2개) 바우데 재킷(제품명 Vaude Fjordan jacket for men)/ 잭울프스킨 재킷(제품명 Jack Wolfskin Amply 3 in1) ▲배낭(1개)하그로프스 배낭(제품명 Haglofs Roc Rescue 40)

▲장갑(1개) 노스페이스 장갑 (제품명:The North Face Men's Etip gloves)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 © 환경데일리
 
극히 소수이긴 해도 조사 대상 기능성 아웃도어 제품 가운데 이처럼 PFC가 포함되지 않은 제품들이 있다는 사실은 유해물질 PFC에 대한 친환경적인 대안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으로는 반가운 이야기이지만 대부분의 제품에서 PFC가 검출됐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노스페이스의 침낭에서는 이미 EU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에서 고위험성우려물질(SVHC)로 분류하며 사용금지를 권고한 PFOA가 무게당 가장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

 

PFOA는 이온성 긴 사슬 PFC의 일종으로, 프라이팬에 음식이 눌어 붙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되던 코팅제 테플론으로도 잘 알려진 물질이다.

PFC-Free 제품들을 제공하는 브랜드들  © 환경데일리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유해성이 입증된 PFOA는 암세포 증식, 성장억제, 호르몬 및 면역체계 이상 등의 질병과도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물질이다.

 

이스포(ISPO) 기자회견 현장에서 그린피스 독일 사무소의 캠페이너이자 PFC 전문가인 만프레드 산텐(Manfred Santen)은 "PFOA와 같은 유해물질의 사용을 이미 중단했다는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의 주장과는 달리, 여전히 많은 제품에서 PFOA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긴 사슬 PFC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이번 조사에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블랙야크의 재킷에서는 휘발성 긴 사슬 PFC인 8:2 FTOH(플루오로텔로머알코올)와 10:2 FTOH가 검출됐다.

 

긴 사슬 FTOH는 독성과 잔류성이 특히 강한 PFOA로 변환될 수 있는 물질이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결과다.

 

휘발성을 띈다는 것은, 대기중을 떠돌며 이동하다 우리가 호흡할 때 신체로 유입될 수도 있다는 뜻.

 

전문가의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뒷받침한 대목이다.

이스포(ISPO) 뮌헨에서 진행된 그린피스의 기자회견 현장 이스포(ISPO) 뮌헨 현장에서 진행된 그린피스의 기자회견. 참여한 관중들도 관심있게 발표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 환경데일리

실제로 아웃도어 매장 안의 공기를 고기능성 아웃도어 제품이 없는 방 안의 공기와 비교했을 때, 매장 안의 공기에서 휘발성 PFC의 농도가 더 높게 검출됐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 결과도 있었다.

 

그린피스는 아웃도어 매장에서 숨을 크게 들이 마실 때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직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진 않았지만 해외에서 입지가 큰 파타고니아는 대표적으로 친환경적인 이미지가 강한 아웃도어 브랜드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재킷에서도 역시 PFBS, PFHxA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짧은 사슬 PFC가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

 

짧은 사슬 PFC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긴 사슬 PFC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짧은 사슬 PFC 역시 긴 사슬 PFC 만큼이나 자연내 잔류성이 강하며,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물질이다.

 

또한 짧은 사슬 PFC는 긴 사슬 PFC보다 이동이 더 자유롭고, 반면 정화과정에서 걸러지는 것은 더 힘들기 때문에 식수에서는 긴 사슬 PFC보다 더 많이 발견되기도 했다.

 

PFC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한번 배출되면 분해가 어려워 오랜 시간 주변 환경에 잔류한다는 사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청정 고산 지대와, 북극곰의 간에서까지 PFC가 발견됐다는 사실은 PFC의 이동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몇몇 PFC는 전 세계적으로 수 많은 생물의 체내에서 발견됐고, 일부는 사람의 혈액과 심지어 모유에서마저 검출됐다.

도시민들의 대중교통 지하철 이용이 많아지고, 지하생활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초미세먼지, 각종 화학물질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린피스의 입장이다. 사진은 서울메트로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지하 승강장.  사진 김영민 기자 © 환경데일리

 

이처럼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 나라 사람을 실험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2004년 대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의 양재호 교수가 뉴욕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실험에 참가한 9개국(한국, 미국, 이탈리아, 인도, 등), 12개 지역의 피실험자 가운데 국내 섬유·직물 산업이 집중돼 있는 대구 거주자의 혈액에서 가장 높은 농도의 PFO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 여성의 혈액에서는 다른 지역 실험 대상자에 비해 3∼30배 수준의 PFOA가 발견됐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부는 2015년 12월에 발표한 '지역환경 PFC(과불화화합물) 오염 실태 보고서'를 통해, 관련 산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산간 호수 지역에서까지 발견되는 PFC의 흔적과 그 위험을 재조명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역시 한국, 대만, 홍콩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청정지역 15곳에서 발견된 PFC에 대한 언급했다.

 

ISPO 기자회견 현장에 함께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하보미 캠페이너는 "이번 조사 대상 제품 대부분에서 PFC가 발견됐다는 것은 아웃도어 산업이 그간 세계 곳곳의 청정지역 및 동물과 인간의 체내에서 발견된 독성물질의 흔적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아웃도어 브랜드가 먼저 디톡스를 약속하고 실천할 때"라며 "지금이 바로 우리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2015년 5월, 전 세계 38개국에서 모인 200여 명의 과학자들은 사전예방법칙에 의거해 섬유를 포함한 모든 소비재의 생산공정에서 모든 종류의 PFC의 사용과 배출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아 마드리드 성명서 (Madrid Statement)를 발표했다.

 

이는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PFC에 대해 점차 더 많은 전문가들과 연구기관이 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유해성 없는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알 권리가 있는 우리 소비자들도 이제 더 이상은 PFC의 사용을 용납하지 말아야 할 것.

 

소비자가 입을 모아 아웃도어 브랜드에 PFC를 퇴출시키라 요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고, 또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우리 삶의 터전이 앞으로도 계속 유해 화학물질 PFC로 오염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린피스는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에게 PFC사용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아웃도어 제품이 PFC-free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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