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 공약남발 쟁점 '그린 뉴딜' 가능성
우리 그린 뉴딜 실현하려면, 'EU 그린 딜'봐야
기후위기를 경제 문제로 접근 방식조차 쟁점
'그린 뉴딜',온실가스 줄이고 불평등 없애기
1.5°C 마지노선까지 남은 시간 7년 9개월뿐
코로나 진행형, 지구적 재앙,인간 감당 넘어

[기고] 21대 총선 결과 유권자 책임이다

온라인팀 | news@ecoday.kr | 입력 2020-04-06 08:39:35
  • 글자크기
  • +
  • -
  • 인쇄
▲녹색당 선대대책본부장

[환경데일리 온라인팀]지구가 끝장나든 살아남든, 그것은 지금 지구에 와있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기후위기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종을 멸종시킬 만큼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번 총선에서 '그린 뉴딜'에 집중해보자. 당만 보고 찍거나, 정치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공약을 살피지 않는 묻지마식 투표행사는 그야말로 이기주의며 미래가 없는 자살행위다. 2020년 총선에서 코르테즈와 같이 기후위기에 맞서는 정치인이 대거 국회로 진출해, 국회 차원에서 기후 비상 선언을 하고 그린 뉴딜 순 제로 법안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기후위기 대응과 그린 뉴딜 계획 수립에 노동조합, 시민, 청년, NGO, 연구자, 기업이 참여해 논의를 확산해간다면 2022년 대선에서는 탄소 예산 도입, 기후 에너지부와 같은 탈탄소 사회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이번 총선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해에 이어 2020년 3월 14일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충청남도와 당진시가 이미 기후 비상 선언을 했다. 녹색당과 정의당이 총선 핵심 정책으로 그린 뉴딜을 제안하고 있다. 2월 2일 광주에서 광주광역시 의회와 광주기후위기비상행동(준)이 주도해 기후 비상 선언을 하고 출마자들에게 그린 뉴딜 공약을 요구했다.

 

미국 선라이즈 무브먼트와 유럽 전역에서 확산하는 '멸종 저항'운동가들의 표정에서 '처절하면서도 유쾌한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은 이렇게 절박함 속에서 찾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절망의 끝단과 희망의 끝단이 만나는 지점에 '기후 비상 선언'과 '그린 뉴딜'이 있는 것이다.

온실가스 순 제로 사회를 만드는 것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엉망이 돼 있는 세계로부터 탈출하는 도전적이고 즐거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프레임을 바꿔 정부의 예산을 어떻게 투입하고 분배하는가에 따라 이 과정은 시민들이 성장과 경쟁, 물질 소비에 찌든 삶에서 벗어나서 시간과 사회적 안전망, 여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기술 발전, 스마트 기술과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에서 배제되는 노동자들이 정부를 향해 전환을 위한 일자리와 사회안전망을 요구하는 압박 수단으로 그린 뉴딜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홍기빈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역설적으로 대중운동을 조직하는 데에 그린 뉴딜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사회를 '20대 80 사회'라고 할 때, 80%인 시민들에게 '녹색 참여소득'을 지급하고, '전력의 지역 생산 커먼즈'로 소득 증대가 가능하도록 하고, '도시 건물 녹화 작업'으로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한다는 비전을 제시해서 '녹색'의 편에 서도록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그린 뉴딜을 통해서 인구의 80%가 겪고 있는 극심한 불평등과 궁핍을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생태 전환과 연계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순 제로를 위한 그린 뉴딜을 실현하려면 우선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기후위기가 심각하며, 절박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 앞선 미국과 EU에서 보듯이 그린 뉴딜 정책, 재정 확보 방안, 수단은 만들면 된다. 문제는 합의 수준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그린 뉴딜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의지를 조직하고, 정부를 압박해서 선언을 끌어내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부담스럽다고 느낄 정도의 기후위기 대중운동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사회는 순 제로 목표를 불가능의 영역으로 단정해 버린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정부든 시민이든 순 제로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고, 경제 영향을 걱정하고, 이해 당사자들 눈치를 보게 된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아서 닥칠 위험과 재난 보다, 감축으로 인한 손해가 훨씬 고통스럽다고 여긴다. 이처럼 경제 정책 프레임을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국책연구원들이 기존의 가격이나 세제, 인프라를 전제로 비용-효과 분석을 해서 기후 관련 정책을 도출해 봐야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세계 7위 국가이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7년 7억 톤을 넘어섰다. 평균기온 상승 1.5°C 이하 안정화를 목표로 하면 2030년까지 3억 5000만 톤으로 줄여야 하지만, 정부가 UN에 제출한 목표는 5억3600만 톤이다. 지금 정책으로는 이 목표도 지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2020년 3월에 나올 기후중립법과 봄에 발표될 유럽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 전략', 하반기에 발표될 지속가능한 파이낸스 전략, 2021년 '공기, 수질, 토양 오염 배출 제로 행동계획'등은 세계 경제와 통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파리협정에 따른 각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 확정과 실행이 본격화하면서, 유럽이 기후위기 대응을 경제전략으로 삼아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유럽연합의 그린 딜은 법, 정책, 재정, 금융 부문에 대한 구체 수단을 포함하며, 시민참 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폰 데어 라이언 EU 집행위원장은 12월 11일, EU 그린 딜 구상을 발표했다. 그린 딜은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사회경제 개혁안으로, EU의 2030년과 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조정과 탄소 국경세 도입을 담고 있다. 에너지, 순환경제, 건축, 교통, 농업, 생태계, 오염 배출 제로화라는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며, 분야별로 세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은 이미 '그린 딜'정책을 확정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28일, 유럽의회는 '기후·환경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2050년까지 EU회원국들에 온실가스 배출 '0'을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코르테즈, 나오미 클라인, 선라이즈 무브먼트는 그린 뉴딜을 대표 공약으로 내건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에 대해 공식적인 지지 선언을 했다. 샌더스는 2030년까지 모든 전력과 운송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며, 그린 뉴딜을 추진하는 데 약 16조 달러(2경 원)를 투입할 것을 약속했다.

그린 뉴딜 결의안은 ▲공동체와 노동자를 위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제로 달성 ▲수백만 개의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번영· 안정 보장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와 산업 투자 ▲깨끗한 공기와 물, 기후와 지역사회 회복력, 건강한 식품, 자연과 지속가능한 환경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억압 중단 및 정의와 형평성 증진을 연방정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세부 정책으로 인프라 재건과 리모델링, 청정에너지 100% 전력 생산, 스마트 그리드 구축, 대중교통과 고속철 확충, 친환경 차량 확대가 있다.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요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우리에겐 온실가스를 줄이고, 불평등을 없애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맞서 싸우는 대상은 화석연료 기업과 그런 기업의 정치자금을 받는 정치인들이다.

그린 뉴딜은 온실가스 순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경제·사회·문화 대전환 정책이다. '그린'은 화석 문명에서 하루빨리 탈출하는 탈탄소 경제사회 전략을, '뉴딜'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의 예산과 인력, 제도개혁을 단기간에 동원한 방식을 의미한다. '그린'이 방향성을, '뉴딜'은 전 사회적 동원을 상징하는 것이다. 마치 전쟁을 치르듯이, 기후위기를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온실가스를 줄여나가려는 것이다.

선라이즈 무브먼트는 2018년 뉴욕에서 최연소 하원의원에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와 함께 '그린 뉴딜'을 촉구하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실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러한 대중운동의 압박에 힘입어 코르테즈는 2019년 2월 7일, 그린 뉴딜 결의안을 하원의원 64명, 상원의원 9명과 함께 공동 발의하게 된다.

2017년 미국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청년 정치 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Sunrise Movement)가 결성됐다. 이들은 2018년 중간선거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화석연료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않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약속한 후보들을 지지했다. 이후 '그린 뉴딜'정책 채택을 촉구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오늘 하루도 77억 명이 사는 지구에서는 수많은 공장과 발전소, 상공을 나는 비행기와 컨테이너 선박, 자동차 13억 대와 소 15억 마리가 이산화탄소와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를 뿜어낸다. 여전히 세계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태워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이동하는 탄소경제 시스템으로 굴러간다. 이 상황을 어떻게 뒤집어야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까?

인류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C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30년에는 201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45%를 줄이고, 2050년에는 순 제로(net-zero)를 만들어야 한다. 순 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는 나무를 심어 흡수하거나 땅속에 묻어서 상쇄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2018년 10월, IPCC는 평균 기온 상승치를 1.5°C 이하로 안정화 하려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420기가톤(Gt) 이하로 배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매년 약 42기가톤을 배출하기 때문에 9년이면 한도를 넘어선다. 2년이 지난 2020년 2월 2일 기준, 탄소시계는 7년 10개월 남았음을 가리키고 있다.

▲환경부는 2년 전, 서귀포 시티투어 버스안에 하나의 일을 벌렸다. 바로 버스안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관련 연극을 선보였다. 호평을 받았다. 뜻 밖의 연극 한편에 지구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자연보호에 대한 체험적 교육이 됐다는 평가다.

전지구적인 온실가스 감축 없이 지금 상황이 지속하면 2040년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는 1.5℃에 도달한다. 1.5℃가 중요한 이유는 파국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20년이 남은 것은 아니다. 배출된 온실가스가 효과를 일으켜 평균 기온 상승을 일으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1.5도 달성 여부는 향후 10년에 달려있다.

러시아와 캐나다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소와 메탄가스가 분출하고, 탄저균 같은 세균이 확산할 수도 있다. 실제로 2016년 7월 러시아 야말반도에서 2300여 마리의 순록이 탄저병으로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온실가스가 지구 평균기온을 올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 상승했다. 평균기온 1℃ 상승으로 북극해 얼음 절반이 녹았고, 극심한 가뭄과 산불, 폭염과 한파, 슈퍼 태풍이 발생했으며, 해수면이 상승하고 야생동물이 멸종하고 있다.

 

새로운 10년을 여는 2020년은 호주 산불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작됐다. 호주 산불로 남한 면적의 60%가 불탔고, 24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야생동물 10억 마리가 희생됐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두 사건 모두 국경을 넘는 지구적 재앙이고, 재난 규모와 확산 속도가 인간이 감당할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naver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온라인팀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