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현장 조사 실시… 보전 전략 수립의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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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조류 보호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SEO/BirdLife(스페인 조류학회)가 최근 개체수가 급감하며 과학계의 우려를 낳고 있는 주요 조류들을 대상으로 ‘2026 전국 조류 센서스(인구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농업 지대, 해안가, 습지 등 스페인 전역의 다양한 생태계에 서식하는 조류들의 실태를 파악해 멸종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보전 대책을 수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위기에 처한 ‘스페인 조류’의 현주소
스페인 조류학계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스페인 내 야생 조류의 개체수는 기록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집참새, 제비, 메추라기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공통 조류’들조차 농업의 집약화, 살충제 과다 사용, 서식지 상실, 그리고 기후 변화라는 복합적인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학회 측은 "이번 조사는 2004년부터 정례화된 과학적 모니터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특히 올해는 상태가 가장 취약한 8개 종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 조사는 번식기인 3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약 3개월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농경지의 비극, ‘시손느(작은느시)’의 급감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은 "시손느(Tetrax tetrax, 작은느시)"다. 과거 스페인 농경 생태계의 상징이었던 이 새는 현재 일부 자치주에서 멸종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다.
2016년 실시된 마지막 전국 조사에 따르면, 시손느 수컷의 개체수는 2005년 대비 무려 52%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휴경지의 소멸, 초지 감소, 논밭 경계의 제거 등 농경지 경관의 급격한 변화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학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지난 10년간 시행된 보전 조치가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감소세가 더욱 가속화되었는지를 판가름할 예정이다.
해안과 습지의 경고: 갈매기 및 습지 조류
해안가에 서식하는 갈매기류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노란발갈매기(Larus michahellis)"는 스페인 전역에 널리 분포해 있으나, 최근 갈리시아와 바스크 지방, 그리고 지중해 일부 번식지에서 개체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있다. 또한, 유럽 분포의 남방 한계선인 스페인에서 번식하는 붉은부리갈매기와 작은재갈매기 역시 서식지 위축으로 인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습지 생태계의 지표종인 "검은머리쑥새(Emberiza schoeniclus)"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 종은 이베리아반도와 발레아레스 제도의 고유 아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021년 조사 결과 2005년 대비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외에도 콧수염딱새, 수염오목눈이 등 습지에 의존하는 조류들의 서식 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어 정밀한 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시민 과학과 데이터의 힘으로 만드는 미래
SEO/BirdLife는 이번 전국 조사의 성공을 위해 일반 시민과 조류 관찰 애호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종의 분포도, 인구 규모, 변화 추이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며, 이는 정부의 환경 정책 수립 및 보호 구역 지정의 법적·과학적 근거로 활용된다.
학회 관계자는 "지난 2004년부터 100종 이상의 조류를 대상으로 실시해 온 과학적 추적 조사는 스페인 생물다양성의 변화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라며, "이번 2026년 센서스는 붕괴해 가는 생태계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의 결과는 분석 과정을 거쳐 향후 과학 보고서 및 모노그래프로 출간되어 전 세계 보전 생물학계에 공유될 예정이다. 스페인의 푸른 하늘과 습지를 수놓던 새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이번 전국 조사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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