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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 시행이 단순한 생활의 불편을 넘어 국민 건강, 특히 심혈관계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026년 3월 28일 발표된 최신 분석에 따르면, 시계 바늘을 한 시간 앞당기는 행위가 인체의 정교한 생체 리듬을 교란하여 급성 심장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너진 24시간의 균형, ‘생체 시계’의 비명
인간의 몸은 약 24시간 주기로 작동하는 ‘서카디안 리듬(Circadian Rhythm, 수면-각성 주기)’에 의해 조절된다. 이는 호르몬 분비, 체온 조절, 그리고 심장 박동 수와 같은 필수적인 생리 기능을 관장하는 보이지 않는 시계다.
하지만 봄철 서머타임 시행으로 시간이 갑작스럽게 조정되면, 우리 몸은 단 하룻밤 사이에 한 시간을 잃게 된다. 기사를 작성한 요르디 콤파니(Jordi Company)는 “시간의 인위적 조정은 자연적인 일조량과 신체 내부 시계 사이의 동기화를 강제로 깨뜨린다”며, “이러한 불일치는 신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일시적인 생리학적 혼란 상태를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심장으로 향하는 압박: 염증 반응과 스트레스
문제는 이 짧은 ‘한 시간’의 격차가 심혈관계에 가하는 충격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이다. 다수의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머타임 도입 직후 며칠 동안 심근경색(심장마비)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수면 부족’과 ‘생체 리듬의 부조화’를 지목한다. 수면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면 신체 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나고, 이는 혈압 상승과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특히 혈관 내벽에 염증이 생기면 혈전 형성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것이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해 급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별 차이 뚜렷… 고위험군 주의 당부
물론 모든 사람이 동일한 수준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기사에 따르면, 시간 변화에 따른 건강 영향은 연령, 생활 습관, 기저 질환 유무에 따라 판이하게 나타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며칠간의 가벼운 피로나 집중력 저하, 주간 졸음증(Somnolence)을 겪는 수준에서 그치지만, 노약자나 기존 심혈관 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아침 일찍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직군이나 빛 노출이 적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생체 시계 재설정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결의 열쇠는 ‘자연광’과 ‘규칙성’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간 체계에 연착륙하기 위한 최고의 처방으로 ‘햇빛’을 꼽는다. 우리 뇌의 시차 조절 장치는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오전 중 충분한 일조량 확보: 기상 직후 커튼을 걷거나 가벼운 산책을 통해 뇌에 '낮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야 한다.
취침 루틴의 유지: 수면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진 만큼,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어두운 환경을 조성해 멜라토닌 분비를 도와야 한다.
점진적 적응: 가급적 시행 수일 전부터 15분씩 일찍 잠자리에 드는 방식이 권장된다.
공중보건 차원의 논의 확산 필요성
이번 분석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 관리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서머타임 제도의 실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제적 이득이나 에너지 절약이라는 명분 뒤에 숨겨진 ‘공중보건 비용’이 과소평가되어 왔다는 지적이다.
요르디 콤파니는 “서머타임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과학적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공공 보건 정책을 수립할 때 이러한 생물학적 비용을 반드시 산입해야 하며, 국민들에게 발생 가능한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을 이기려는 인간의 시도가 생명 유지의 근간인 심장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이제는 사회 전체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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