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목재, 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선택
국산 목재 활용도 높이기 국토부, 산림청
건축 자재 매우 유연 튼튼 지진에도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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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그린 목조관 내부 공유공간, 출처 산림청(박영채) |
[환경데일리 온라인팀]친환경 목조 건축물의 재발견이 새롭지 않다. 이유는 기후붕괴에 노출된 모든 피조물외 단 하나의 종인 인간이 거주하는 공간도 위태롭기 때문이다.
사실상, 일본 등 유럽 선진국들은 콘크리트 구조물보다 나무를 이용한 건축에 눈을 돌린지 오래다. 설령 견고성 지속성 편리성 경제성에서 목조 건축물이 휠씬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는 목조 공공건축물 확대 및 선도사업을 추진하고 목재수급 확대, 건축자재 다양화 등 목조 건축 활성화를 위해 국내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왜일까. 바로 온실가스 감축과 2050년까지 국제사회에서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에 최후의 차선책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에는 지자체가 나서 친환경 목조 건축을 권장하고, 건축 시장에 탄소 감축 효과가 큰 국산 목재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국토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산림청과 손을 맞잡다.
콘크리트 빌딩과 커튼월 구조의 유리 외벽 건축물이 즐비한 서울에서, 목조 건축물 확대 사업은 낯설수 있다. 서울시의 결정은 목조 건축물이 갖는 다양한 이점과 미래지향적 가치에 주목했기 초점을 뒀다. 일반 시민들은 체감할 수 없지만 서울 시내 온실가스 68.7%가 건물에서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건축물의 대전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건축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해서는 저탄소 친환경 도시 공간 조성이 필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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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그린 목조관 전경, 출처 산림청(박영채) |
■친환경 목재,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
목재는 자연적이고 재생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건축자재로 손꼽힌다. 기후 위기가 가속화하면서 목조 건축은 세계적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 2050년까지 도시에 거주하는 세계 인구 비율이 70%에 육박할 전망이다. 가벼운 자재로 빠르고 쉽게 건축물을 신축·증축 및 개조할 수 있는 목조 건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글로벌 리서치 기관은 세계 대량 목재 시장의 가치는 20년 기준 9억 5600만 달러로 추산되며, 28년까지 연평균 13.6%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콘크리트, 철, 알루미늄 같은 현대 건축재 생산에는 많은 화석연료가 사용돼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다. 반면 목재는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을뿐 아니라, 사용 중에도 탄소를 저장하는 성질이 있어 '탄소 저장고'라고도 불린다. 실제 목재를 약 36㎡ 사용한 목조주택 1동에서는 무려 9톤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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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거덕 소리가 더욱 생기를 불어 넣는 목조건축은 거주하는 사람들과 교감은 물론 유해성 물질을 차단(흡수)하는 성질을 가졌다. |
목재는 내화성이 낮다는 인식이 큰데, 이는 다양한 내화공법을 통해 보완될 수 있다. 시공 시 인산 알루미늄이 함유된 방화 약재를 목재 내부에 주입하거나, 목재 표면에 불연 방화 도료를 도포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로써 목재의 강도 보전과 화재 발생 시 대피시간의 확보, 방화 성능 확보, 유해가스 발생 억제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분해와 재활용이 쉽다. 유기 물질로서 편안하고 건강한 실내 기후를 유지하는 데 도움준다. 이 같은 강점들을 종합해 보면 목재는 인체 건강뿐 아니라 경제성, 안전성, 친환경성, 효율성까지 뛰어난 팔방미인 건설 자재라 할 수 있다.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국내외 목조 건축물들
2022년 여름 미 위스콘신 주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주택 '어센트 MKE(Ascent MKE)'가 완공됐다. 하이브리드 고층 아파트 단지인 어센트 MKE는 25층 높이(87m)의 목조 건물로 259개의 고급 주거공간과 상점, 수영장, 스카이 데크를 보유하고 있다. 매스팀버(Mass Timber, 대량 목재) 건축물인 어센트 MKE는 하이브리드 목재와 콘크리트 프레임을 특징이다. 매스팀버는 여러 목재를 조합해 압축 강도와 장력을 향상시킨 집성재로, 콘크리트와 강철을 대체해 혁신적인 대형 목구조 건물을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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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내부는 자연적인 나무향기를 내뿜어서 심신 안전감을 준다. |
개발자들은 어센트 MKE에 사용된 적층 목재 빔, 슬래브 및 기둥이 2500대의 자동차에서 생산되는 이산화탄소와 동등한 양 또는 연간 12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대체한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국립산림과학원이 준공한 경북 영주의 한그린 목조관이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목조 건축물로 눈길을 끈다. 영국 목재 무역 연맹과 유럽 목공 산업 연맹이 세계 목재 페스티벌(WOW)에 소개되기도 한 한그린 목조관은 국내 최초로 구조용 직교 집성판(Cross Laminated Timber, CLT)을 적용한 국내 최고 높이(19.1m)의 목조 건축물이다. 강원도 일대 45∼50년생 낙엽송을 비롯한 천연 목재를 사용해 동일 규모의 다른 구조 건축물보다 약 160톤의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콘크리트와 목재 하이브리드 구조로,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의 고층 목조 건물로 지어졌다. 내화, 내진, 단열 성능을 확보해 목조 건축의 품질을 높였고, 2시간 이상 내화 성능 시험을 통과해 안전성도 검증받았다. 한그린 목조관은 공유 놀이터와 공유 마켓, 공유 텃밭과 북 카페, 사랑방, 전시실 등으로 구성돼 현재 국립산림과학원 약용자원연구소의 별관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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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숲속쉼터, 출처: 에스엔건축사사무소 |
서울 종로구 '인왕산 숲속쉼터'는 인왕산 중턱의 군 초소를 활용해 조성된 친환경 쉼터다. 종로구는 국방부와 공동사용 협약을 체결 군 초소를 등산객 휴게쉼터, 숲 해설·전시·숲 치유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친환경 목재구조인 인왕산 숲속쉼터는 대한민국 건축문화제 한국건축가 협회상과 목조건축대전 대상,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휩쓸었다.
친환경 목구조 건물인 인왕산 숲속쉼터는 기존 상부 판넬 구조를 철거하고 하부 콘크리트 구조는 살려 그 위에 목재 기둥을 세우고 지붕판을 끼운 형태다. 민간 출입이 통제된 상태로 철거될 뻔했던 군 초소는 국내 목조 건축 전문가들이 참여한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을 위한 근사한 쉼터로 탈바꿈했다. 목재로 이뤄진 내부에서 전면 유리를 통해 바깥을 바라보면 내외부가 통일감 있는 풍경으로 다가와 더욱 안정감을 준다. 인왕산 숲속쉼터는 조용한 산속 풍경을 보며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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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센트 MKE(Ascent MKE), 출처 Ascent MKE 페이스북 |
■국산 목재 생산 확대 등 목조건축 시장 활성화 필요
우리나라는 2020년 목조건축의 높이와 면적 제한이 15년 만에 폐지돼 목재의 건축자재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그러나 현재 국내 목조건축은 전체 건축면적 대비 미미한 수준이며, 그마저도 상당 부분을 수입 목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시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에너지 대체율이 높고 온실가스 감축에 큰 역할을 하는 목재의 자급률을 높임으로써, 국산 목재를 사용한 목조건축 비율을 늘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벌채를 통한 국산 목재 생산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후 위기 시대를 극복하고 후세대에 쾌적한 삶을 물려주기 위한 움직임으로서, 향후 국내 목조건축 시장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췌 한미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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