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약속 730억원만…유동성 위기
‘기술 동맹’ 균열
플러그파워 지분 49% SPC 통해 인수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가 SK와 설립한 국내 합작법인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한국 수소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당초 '기술-자본 동맹' 출범한 프로젝트가 유동성 위기와 투자 이행 실패로 구조가 바뀌면서, SK는 기술 파트너 대신 재무적 투자자와 새 판을 짜게 됐다.
지분 49% 매각…새 파트너는 실반그룹
수소 전문매체 하이드로전 인사이트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플러그파워는 1월 12일(현지) SK E&S(현 SK이노베이션)와 설립한 합작법인 'SK 플러그하이버스' 보유 지분 49% 전량을 매각했다.
인수 주체는 실반그룹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코리아액화수소네트워크'로 전해졌다. 이에 합작법인 지분 구조는 SK이노베이션 51%, 실반그룹 49%로 재편된다.
결별의 결정적 배경은 플러그파워의 유동성 위기와 투자 불이행이다. 22년 합작법인 출범 당시 플러그파워는 3억6500만달러(약 5300억원대)를 투자해 한국을 아시아 수소 시장의 전초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5300억원 투자' 공언…집행은 13% 수준
다만 최근 공개된 자료 기준 실제 투입액은 4980만달러(약 73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약속 대비 집행률이 10%대에 그친 셈이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수소 시장 개화 지연 속에 적자가 누적되면서, 해외 신규 투자 대신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생존 모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트너 교체는 사업 성격 변화도 불러온다. 당초 양사는 인천과 보령 등에 대규모 수소 생산 거점 구축, 수전해(PEM) 설비와 연료전지 확대를 내걸며 SK의 자본력과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결합한 ‘기술-자본 동맹’을 강조했다.
플러그파워가 이탈하고 재무적 투자자 성격의 실반그룹이 합류하면서, 향후 전략은 인프라 중심의 자본 제휴로 무게가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SK 입장은 플러그파워 리스크를 덜고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일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핵심 기술 파트너가 지분 관계를 정리한 만큼, 설비 고도화와 운영 과정에서 SK의 독자 기술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기술 동맹서 자본 제휴로…SK '기술 자립'시험대
업계는 플러그파워가 기자재 공급사로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합작 파트너 시절 수준의 긴밀한 협력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관련 "경영상 비밀 또는 계약상 비공개 사항"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밝혔다. 시장에서 수소 사업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국면에서, 투자 집행과 사업 로드맵의 투명성이 기업 신뢰를 가르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환경데일리 = 윤경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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