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어기고 석탄 금융자금 조달에 '지원 중단' 촉구
한국 공공금융기관 저탄소 투자원칙 확립해야 목소리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아시아개발은행(ADB)이 설립목적에서 벗어난 석탄 사업에 펑펑 투자해 전 세계적인 핫이슈인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50차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 ADB) 연차총회가 4일부터 7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은 아시아개발은행의 투자 정책이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고 있다며 석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한다고 4일 밝혔다.
ADB는 기후변화가 아시아 지역의 빈곤 퇴치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인식하면서도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ADB는 자체적으로 수립한 '에너지 정책'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아태 지역에서 가장 심각할 것"이라며 적극적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ADB는 석탄발전소 및 탄광 사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명확한 원칙을 수립하지 않아 정작 석탄 사업에 대한 자금조달에 앞장서왔다.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ADB는 석탄 사업에 약 3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해 국제금융기구 중 세 번째로 높았다.
지구의 벗은 ADB의 50차 연차총회를 맞아 '아태 지역에서 석탄 금융지원을 중단하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ADB의 석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중단과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요구했다.
헤만따 위다나지 지구의벗 활동가는 "석탄은 기후변화의 최대 주범이지만, ADB는 신규 석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방침 수립을 거부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기술이 확보돼 있다."며 "ADB는 석탄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하고 재생에너지로의 투자 전환을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제금융기관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기준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공공금융기관 역시 저탄소 투자원칙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국은 석탄 사업에 대한 공적 자금조달 규모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위에 해당한다. 한국 금융기관과 ADB이 공동 투자한 인도 문드라 석탄발전소는 가장 높은 피해 비용으로 인해 국제 환경단체에 의해 최악의 투자 사례로 꼽힌 바 있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은 "한국 정부는 녹색성장 모델국가로 스스로 내세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석탄발전소 사업에 막대한 세금을 지원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왔다."면서 "공공 금융기관의 석탄사업에 대한 투자를 당장 금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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