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영향 파악 국제적으로도 유용
[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호랑나비로 기후변화 지표 생물이 된다.
호랑나비는 한반도 전체에 분포하고 있는데 중부 이남에는 봄형이 4∼5월, 여름형은 6∼7월, 8∼10월에 걸쳐 연 3회 출현하고 있다. 그러나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여름형이 6∼9월에 걸쳐 1회만 출현하므로 연 2회 발생하는 셈이다. 일본, 중국, 타이완, 아무르 지방에도 분포하고 있는데 따뜻한 지방에서 3월부터 10월에 걸쳐 연5∼6회나 발생한다.
예로부터 우리와 매우 친숙한 나비로서 인가 근처에서도 잘 볼 수 있었던 나비였으나 최근 도시화 되면서 우리 주위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예측할 수 있는 '농업부문 기후변화 지표생물(식물, 나비 나방류, 벌류) 30종'을 선정해 9일 발표했다.
지표생물은 우리나라 농경지와 그 주변에 서식하는 생물 1632종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선정했다.
식물은 서양민들레, 냉이, 큰개불알풀, 서양금혼초, 광대나물, 꽃마리, 큰망초 등 7종이며, 수서무척추동물은 왕우렁이, 물방개, 잔물땡땡이, 애물땡땡이, 꼬마줄물방개, 물자라, 애기물방개 등 7종이다.
나비·나방류는 남방노랑나비, 이화명나방, 배추흰나비, 호랑나비, 노랑나비 등 5종이며, 거미류는 긴호랑거미, 기생왕거미, 각시어리왕거미 등 3종이다.
벌류는 등검은말벌, 털보말벌, 장수말벌, 황말벌 등 4종이며, 육상딱정벌레류는 남방폭탄먼지벌레, 폭탄먼지벌레, 홍딱지반날개, 끝무늬녹색먼지벌레 등 4종이다.
김명현 농진청 기후변화생태과 연구사는 "지표생물은 자연생태계 질서와 바로 직결되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국제적으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며 "이번에 선정된 지표생물은 현장 조사와 전문가 의견 모두를 반영했으며, 기후민감성, 농업생태계 상징성, 조사 용이성 등 다양한 각도로 평가 후 선정돼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선정된 지표생물 30종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전국적 실태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 호랑나비의사육에도 어려움이 있다. 호랑나비가 좋아하는 기주는 탱자나무, 귤나무, 산초나무, 황벽나무, 백선 등과 같은 운향과 식물이다. 탱자나 귤은 남부 지방 이외의 곳에는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확보하기 어렵다. 중부 지방에 서식하고 있는 호랑나비는 이들 기주식물을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육 시 공급해도 잘 먹지 않는다. 산초나 초피나무의 잎이 작아 대량 사육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 호랑나비 사육을 계획할 때 사육량에 따른 기주식물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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