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 따른 대피 등 시뮬레이션 아직도 없어
신규 제3세대 원전 코어캐쳐 없고 노심용융물 변수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영화 '판도라'가 주말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주말 기준 310만명이 넘게 관람했다. 올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기점으로 관람객 전체수 700만명은 거뜬하게 도달할 것으로 제작사는 밝혔다.
영화 '판도라'에서 실제로 원전이 폭발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관련,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양이원영 집행위원장이 국민들의 궁금해 하는데 몇 가지를 원자력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글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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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사 (주) CAC 엔터테인먼트 , (주)시네마파크 제공 |
답변 :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실시간 바람방향, 지형지물을 고려한 방사성물질 확산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 놓아야 어느 방향에서는 얼마만큼의 방사성물질이 어느 시간대에 방출됐을 때 어디까지가 대피해야하는 지 확인할 수 있지만 원자력규제기관이 얼마전까지 이 작업을 해오지 않았다.
이 뿐만 아니라 인구밀도, 차량대수, 도로상황 등을 고려한 대피 시뮬레이션과 시나리오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아예 개념도 없다. 원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 제가 지난해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나갔을 때 이것을 진술했고 국회의원이 이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는데 올 연말까지 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올 9월 국회 토론회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토론회 끝나고 원자력안전기술원 분이 방사성물질 확산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렇다면 공개해서 비교해보자고 했지만 소식이 없다. 대피 시나리오는 관련 프로젝트가 퇴직자들에 의해 다른 프로젝트로 변형된 것으로 안다.
그래서 아직 현실적인 대피 시나리오는 없다.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보면 최소 30km 밖으로 대피해야 할 것 같은데 바람이 부는 방향은 50km까지도 고농도 오염지역이 된다. 방사성환경영향평가는 80km까지 영향을 평가했다. 되도록 멀리 대피할수록 좋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고농도 오염지역은 바람과 비 등의 기상상황에 따라 1000km 밖으로까지도 번졌다.

2. 멜트다운된 핵연료봉을 식히는데 바닷물을 사용하던데 바닷물은 해류를 타고 돌고 돌잖아요. 혹시 남해안이나 서해안의 해안가 마을도 방사능 위험에 노출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해안가 마을 사람들도 내륙으로 대피해야 하는 것인지요.
답변 : 냉각수를 민물을 쓰지 않고 바닷물을 쓴다는 설정만으로 바다가 오염될 지는 알 수 없다. 후쿠시마원전은 녹아내린(멜트다운된) 핵연료(노심용융물: 코륨)가 원자로를 뚫고 격납용기 바닥도 뚫고 땅의 지하수와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지하수에 방사성물질이 녹아나서 오염된 지하수가 되는 것. 이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바다가 오염되고 있다. 노심 용융물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한 지하수 유입이나 방출을 완전히 막지 않는 한 계속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유입된다.
'판도라' 영화에서 노심이 용융됐지만 이것을 담고 있는 원자로가 파손됐는지의 여부는 나와있지 않고 측정되는 방사선량으로 봤을 때 후쿠시마원전 사고보다는 덜 심각한 상태로 보인다. 냉각수 유출로 인한 방사성물질 유출을 다루고 있어서 후쿠시마 원전 당시 보다 사고 상황은 덜 심각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보다 바닷물 투입 결정이 빨라서 노심이 완전이 녹아내려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설정을 한 것이 아닐까 추측이다.
만약에 우리도 원자로가 파손되고 격납용기까지 파손돼 노심용융물이 지하수와 만나서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면 동해안 일대, 남해안 전역의 바닷물이 방사능으로 오염될 것은 당연한 일. 덧붙일 것은, 세계적으로 제 3세대 원전은 이런 중대사고 상황을 고려해 노심용융물을 가둬 식히는 설비를 추가하고 노심용융물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코어캐쳐'라는 것을 추가했다지만 우리나라의 신규원전인 제3세대 원전(APR1400, 신고리 3,4,5,6)은 코어캐쳐도 없고 냉각 설비도 노심용융물을 충분히 식힐 수 있을 정도로는 부족하다. 유럽에 수출하는 EU-APR1400에는 코어캐쳐를 설치했다.
물론, 기존 가동 중인 24개 원전에 이런 개념은 아예 없다. 프랑스는 기존 가동 중인 원전을 한 세대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명연장하는 원전도 30년 전 과거 운영허가 당시의 기술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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