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만화가 전하는 다채 풍요로운 생태감성 만화집
[환경데일리 이수진 기자]"우리나라 최초 생태환경문화 월간지 '작은것이 아름답다'가 창간 21주년을 맞아 그동안 담아온 생태환경 만화 36편을 묶었다. 보이지 않아도 소중한 자연, 지구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하고 정겨운 일상을 열일곱 만화가가 전한다."
읍내 초등학교 근처에 작은 만화가게가 있었다. 참새 방앗간 마냥 집으로 가는 길에 꼭 들렀던 곳이다. 만화책이 주로 '상, 중, 하'로 며칠 간격으로 나온 탓에 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중 나왔어요? 하 나왔어요?" 묻곤 했다. 작은 만화방 구석 작은 의자에 앉아 주인공이 펼치는 개구지고 용감하고 따스한 마음결에 빠져들어 함께 훌쩍이거나 용감해지거나 얼굴 환한 표정을 머금었다. 시간이 멈춘 듯 느릿느릿 따스하게 흐르던 작은 만화가게가 잊히지 않는다.
1996년 6월 창간한 생태환경문화 월간지 '작은것이 아름답다'에 창간호부터 6년 여 연재한 누구나 좋아하던 생태환경만화 '짱뚱이의 일기'가 있었다. 그 뒤로도 여러 만화가들과 달마다 주제를 정해 다채로운 생태환경 만화를 담아왔다.
창간 21주년을 맞아 그동안 담은 다양한 분야 만화가 17명(강호연, 권경희, 김은성, 김지민, 김해진, 달군, 박건웅, 박순구, 소복이, 유승하, 임동순, 이학준, 장진영, 장차현실, 하민석, 황경택, 홍인혜 작가)이 다채롭게 그려낸 자연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생태감성 만화 36편을 모았다. 작고 보이지 않아도 소중한 자연과 생태, 지구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하고 정겨운 일상을 '생명을 품다, 자연을 잇다, 생활을 짓다, 시간을 찾다, 생각을 열다' 다섯 주제로 묶었다.
'생명을 품다'는 우리 삶과 무관하지 않은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지 질문하고, '자연을 잇다'는 일상의 자연이 변화무쌍한 지구별 생태를 이룬다는 것을 말한다. '생활을 짓다'는 함부로 소비하고 개발한 탓에 병들어 가는 지구를 살리는 실천을 이야기하고, '시간을 찾다'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생활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말합니다. '생각을 열다'는 천천히 여유롭게, 덜 소비하는 생태적 삶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지구시민으로 함께 공감하며 자연과 살아가는 길을 이야기하는 특별한 만화책이다. 온 가족이 함께 돌려 읽고, 학교나 공동체에서 함께 나눠 읽으면 좋겠다.
책 속으로 '작고 느린 만화가게' 들여다보면,
"새와 가까워지려고 멀리가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잠시 여유를 갖고 눈만 감으면 됩니다." – 황경택, '새와 가까워지기'에서 (32쪽)
"오래된 물건에는 의미가 생긴다. 사람의 기억, 이야기가 물건에 묻고 배어 몸을 얻는다." – 달군, '이사 전날'에서 (120쪽)
"언제부턴가 별이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가짜 별들이 도시를 뒤덮은 탓이다. 스위치 하나를 내린다. 우리 아이들 미래를 위해."– 장차현실, '별'에서 (218쪽)
"작은 꽃들과 풀, 나무, 작은 벌레와 새들… 어쩌면 우리도 누군가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 은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 박건웅, '멈춤'에서 (260쪽)
씨앗을 품은 삶, 자연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온 (사)작은것이 아름답다는 녹색생활 문화운동과 녹색출판 운동을 펼치는 녹색연합 출판전문기구다. 1996년 우리나라 최초 생태환경문화 월간지 '작은것이 아름답다'를 창간한 뒤 2017년 21년 동안 자연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 삶을 일구는 사람들 이야기, 지구별 푸른 소식과 정보를 전하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나무 한 그루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창간호부터 재생종이로 책을 펴내며 재생종이 문구 보급과 재생복사지, 녹색출판 운동을 펼친다. 지구 원시림을 지키는 '종이는 숲이다' 재생종이운동을 이끌고 있다. '나무 껴안는 날', '맨발로 흙 밟는 날'같은 '작아의 날'을 정해 일상에서 즐거운 환경운동을 일구고 있다. '해오름달', '잎새달' 같이 자연 흐름을 담은 우리말 달이름과 고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표지는 사용후고지 100% 갱판지 280g, 앙코르 130g, 내지는 하이벌크 80g으로 지구 숲을 살리는 재생종이에 인쇄하고 환경을 위해 표지에 코팅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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