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데일리 - 농협 기본정신 산불 현장에서 빛났다

농협의 기본 정신은 '상부상조'다. 

대한민국 협동조합 운동의 선각자인 '권태헌 선생상'이 고양시 농협대학교 내 세워져있다.

범농협은 올봄 3월에 영남권역 산을 휩쓸고 간 역대급 산불은 귀한 생명을 빼앗고, 헤아릴수 없는 야생동식물까지 태웠다. 산불 원인은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했지만, 그 배후(?)에는 기후위기로 인한 산 전체가 건조해진 원인도 크다.
 
우리 사회에서 늘 그랬듯이, 가장 빛나는 마음씨는 피해 현장에도 집중됐다. 복구에 힘쓰는 많은 봉사자들과 따뜻한 성금이 각계각층에서 전달됐다. 사회적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기업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성금을 전달했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한 기업중 유독 눈에 띄는 공공의 기업인 농협을 주목받고 있다.

왜일까? 5월 1일 공정위가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발표 자료 근거 때문이다.

농협은 지난해보다 1단계 상승한 9위로 껑충 뛰었다. 농협이 산불피해 극복을 위한 성금으로 3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가장 큰 금액이라고 평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아니지만, 사업 특성상 종종 비교되는 5대 금융지주들 중에서도 가장 큰 금액에 이목을 끌수 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30억 이외에 추가로 11억원의 성금을 모금했고 역시 피해지역 농축협의 조합원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농협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산불 피해 극복을 위한 정부가 재해대응 3단계를 발령하자 농협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구호물품과 인력을 현장에 보냈다. 가장 먼저 담요, 마스크 등 생활용품이 들어있는 재해 구호키트 700박스와 즉석밥, 가공식품을 진화현장과 피해 시군으로 보냈다. 

대피령으로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하자, 이재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세탁차 3대를 급파하고, 살수차, 방역차, 중장비 등 40대를 긴급 투입했다. 이렇게 지원된 구호품만 11억원을 웃돈다.

삶터와 일터를 잃은 농업인에게 뜨거운 위로가 작동된 셈이다. 가장 시급한 건 생계비 지원이다. 조합원 대상으로 3000만원까지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피해지역 주민에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수수료 면제 등 금융지원까지 나섰다. 

화마로부터 몸만 겨우 빠져 나온 이재민들에게 2억 원 상당의 활동복, 속옷 등을 긴급하게 지원했다. 특별재난지역의 하나로마트는 생필품을 20~50% 할인된 가격에 공급했다.

농협이 가장 우려한 부분은 마음의 상처도 상처지만 산불 피해가 가장 큰 건 농업 기반이다.고령자들인 남아 논밭 농사를 하는 이들의 손발이 돼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 피해만 약 1만여 대에 달했다. 부대시설인 비닐하우스, 창고, 곡물창고, 축사 역시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다.

피해 농민들은 속이 새까맣게 멍들수 밖에 없다. 농협은 이례적으로 재해자금 2000억 원을 긴급 편성했다. 이는 비료, 농약, 사료 등 영농자재 반값 할인에 쓰이고, 농기계 수리 및 농작업 대행비로도 지원된다.

농협은 73명의 인원과 차량 55대로 구성된 이동수리센터를 통해 피해 지역별로 농기계 이동수리를 지원했다. 영농활동 자체가 어려운 곳엔 재난지역 관내 조합원을 대상으로 농작업 대행팀이 투입됐다.

산불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막심하다. 농협은 신속한 농작물 피해조사를 위해 조사인력 약 600명을 현장에 배치해 피해조사를 빠르게 도왔다. 피해조사가 완료되면 가지급 보험금을 우선 지원하는 등 신속한 보험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봄비가 자주 내리면서 산불의 기억도 국민들로부터 서서히 옅어져 가지만, 농협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범농협의 임직원과 농협의 육성모임인 고향주부모임, 농가주부모임 등의 4000여 명의 인력들이 산불피해 복구지원에 팔을 걷어 부쳤다. 이들은 화재 잔해정리, 영농지원 활동, 급식 및 세탁봉사 등에 구슬땀을 흘리면 아픔을 함께 했다.

기후위기가 더 가까워지면서 산불, 홍수, 가뭄, 큰 태풍 등 자연재해는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농촌 지역은 자연재해로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농업인들의 일터와 삶터는 동시에 위험에 처한다.  농협의 주인이자 핵심구성원인 조합원들의 생계와 직결될 수 밖에 없다.

농협의 설립목적은 농업인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이라고 한다. 재해로부터 농업인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곧 농협의 존재 이유와 맞닿아 있다. 이것이 그들이 자연재해 극복에 진심인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은 "대한민국 농업 경쟁력은 사람 우리 농민들"이라며 "산불 피해 지역의 빠른 회복과 우리 농산물의 온국민들에게 더욱 사랑받기 위해서는 우리 먹거리 자급자족력을 키우도록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데일리 = 문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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