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폭염, 가뭄, 눈조차 덜 내려 고사 촉발
가뭄 폭염 등 기후변화 맥못춰 대책 시급
녹색연합 현장조사 결과 '고사 가속화'
산림보호구역과 국립공원 금강송 집단고사
국회, 국립공원공단, 산림청 특별예산 필요
국가산림유산인 울진 대왕소나무가 사실상 죽음을 막지 못하고 있다.
녹색연합 자연생태조사팀에 따르면, 2025년 1월 20일 현재 대왕소나무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솔잎이 탈락하고 있고 솔방울과 솔잎이 갈색에서 회색을 띄면서 사라진 상태라고 전했다.
고사 징후는 지난해 7월부터다. 폭염이 멈춘 시점인 10월쯤에 수목의 활력이 사라지면서 녹색의 솔잎이 붉은색과 갈색으로 변했다. 12월, 결국 잎이 탈락하면서 죽음의 마지막에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시기이면 어떤 처방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다.
대왕소나무는 울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대표하는 상징 소나무, 국가산림유산이다.
기후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고사한 것. 더 큰 문제는 대왕소나무는 물론 인근 울진 소광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서식하던 금강소나무 역시 집단으로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왕소나무 옆에 함께 서식하고 있던 금강소나무 7개체는 지난해 8월 이전에 모두 고사했다. 지난해 여름, 7월과 8월의 극심한 폭염은 울진과 삼척 등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집단적인 금강소나무 고사를 초래했다.
울진 소광리는 지난해 8월경부터 폭염에 시달리던 금강소나무의 집단 고사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들불처럼 번지는 것도 확인됐다.
강원도 삼척시 풍곡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용소골, 문지골, 보릿골, 중미봉 등 최소 10개 이상의 지점에서도 집단 고사가 나타났다. 최소 50~150년 가량 된 금강소나무의 솔잎이 붉게 물들어가며 탈락하면서 고사중이다.
울진, 삼척, 봉화의 금강소나무 고사는 93%가 해발 500m 이상의 고도에서 나타나고 있다. 해발 600~700m에서 고사가 가장 활발하다. 이 고도에서 24%가량 고사가 나타나고 있다.
금강소나무의 고사가 일반적인 소나무의 자생 고도에 비해서 높은 고도에 대경목이 분포하는 특징과 연결된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 삼척, 봉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핵심구역도 해발 400~1000m에 펼쳐져 있다.
즉 구상나무의 고사와 흡사하다.
국내의 대표적인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다양성 위기 징후인 한라산과 지리산의 구상나무 고사도 높은 고도부터 나타나 있다.
구상나무 고사도 높은 고도에서 낮은 고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해발 1800~1700m부터 1500~1300m 아래쪽으로 고사가 나타나고 있다.
울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삼척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행정 구역으로 경북 울진군 소광리와 강원도 삼척시 풍곡리로 있으나 물리적으로 단일한 산림 지역이다. 조선 시대부터 왕실에서 보호했던 국가산림보호구역으로, 금강산 이남 최고의 금강소나무 서식지였다.
금강소나무 고사 현상은 2015년 울진 소광리에서 시작, 봉화 삼척까지 확산됐다.
2019년부터 울진 금강송면 왕피리, 전곡리, 북면 두천리, 봉화 석포면 대현리, 소천면 고선리 등지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0년 이후 백두대간 일대에서 집단 고사가 나타났다. 22년부터 설악산국립공원, 태백산국립공원,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역 등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생태축 곳곳에서도 고사가 확인됐다.
국립공원공단은 현재 고사되는 현상에 대해 정밀 조사중이다. 2023년 공단은 국립공원 소나무 고사실태 조사 연구를 실시했다.
국립공원 소나무에 대한 잔존림과 고사에 대한 예측 분포 모델링을 분석 연구했다. 의미심장한 것은 '설악산국립공원 현존 소나무의 47.8%가량이 고사' 결과다.
설악산 이외에 치악산국립공원도 40.4% 태백산국립공원도 38.5%가량 고사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립공원 공단의 연구는 설악산국립공원과 태백산국립공원에서 금강소나무의 고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울진 삼척 산림보호구역의 금강소나무 고사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24년 극심한 폭염으로 집단 고사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지속적인 강력한 뜨거운 열기와 물부족이 원인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표적인 울진 소광리와 삼척시 풍곡리 등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서 붉게 타들어 가면서 죽어가는 금강소나무 군집이 20개소 이상 확인됐다.
지난해 2월 25일 전후로 울진 소광리와 왕피리, 삼척시 풍곡리 등에 폭설이 내려 기후 스트레스에 신음하고 있던 허약한 금강소나무가 뿌리뽑혀 쓰러지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주로 금강소나무 대경목을 중심으로 뿌리뽑혀 쓰러진 나무들이 수백 그루 이상 나타났다. 지금까지 확인된 금강소나무의 집단 고사는 겨울철 수분 부족과 이상 고온으로 인한 수분 스트레스로 추정된다.
울진, 삼척, 봉화 지역은 2000년 이후 겨울철 적설량이 줄었다. 2010년 이후부터 더 줄어들었다. 현재 1월 하순에 접어들었는데도 울진 소광리의 해발 500~1000m 사이에서 눈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겨울철의 수분 부족과 고온이 금강소나무 집단 고사를 더 빨리질 수 밖에 없다.
금강소나무는 한국 소나무의 원형이자 삼국시대 이후부터 한반도의 문화, 역사와 함께해 온 나무다. 지금도 국보급 문화재는 엄격한 절차와 심사를 거쳐서 울진 소광리의 금강소나무로 복원과 수리를 하고 있다.
울진 소광리 비롯한 삼척, 봉화 등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조선 시대부터 500년 동안 국가의 산림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금강소나무를 보호해 오던 곳이다.
녹색연합측은 울진 삼척 봉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금강소나무에 대한 특별관리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강소나무도 기후위기 적응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백두대간 보호구역을 비롯한 주요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금강소나무는 보전적 가치가 높은 숲이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금강소나무 주요 서식지에 대한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관리 차원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
녹색연합 생태계 조사팀은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 위기를 가져온다."며 "기후위기로 인해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살피는 것은 자연 정책과 산림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에 있는 국립공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생태경관보전지역 등의 금강소나무 고사와 변화 상황을 생물다양성 위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강소나무에 대해 정밀한 관찰은 물론 집단 고사 이유, 어떤 조건에서 이뤄지는지 파악하고 기후위기 적응 차원에서 생물다양성 위기 대응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려되는 점은 금강소나무 고사가 활발한 곳은 대부분 보호지역이다. 환경부 국립공원공단, 농림축산식품부의 산림청이 두 축으로 나서서 가장 보전 가치가 높은 생물다양성의 거점 보호가 절실하다고 주장이다.
이를 위해 집단 고사 지점을 확인하고 GIS(지리정보체계)에 입력 공간을 정보화는 물론 조사분석까지 해야 한다.
매년 고사의 공간 분포와 고사 개체의 숫자까지 전면적인 기록이 중요하다. 고사 원인에 대해서도 깊이 있고 종합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울진 소광리를 비롯해 삼척 풍곡리, 봉화 석포리 등 울진, 삼척, 봉화 금강소나무에 대한 기후위기 적응 특별관리가 필요하다.
녹색연합은 2022년 9월 울진 삼척 산림보호구역을 비롯, 백두대간 보호구역인 태백산과 설악산 등의 금강소나무 고사실태를 발표했다.
건강하고 우량한 금강소나무 유전자의 확보도 중요하다. 현재 울진 소광리, 삼척 풍곡리, 봉화 석포리, 고선리 등의 금강소나무 중에서 아직 기후 스트레스를 덜 받은 건강한 개체들을 찾아서 유전자를 확보해야 한다.
건강한 금강소나무의 열매를 채집해 국립종자원을 비롯한 정부의 종자 저장고에 보관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기후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금강소나무는 생물다양성 위기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기후위기 적응 대책 차원에서 금강소나무 고사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국립종자원에는 대왕소나무, 금강소나무에 대한 종자보호나 보전을 위한 연구는 전혀 없어 사실상 방치돼 있다.
소나무 전문가들은 "한번 사라질 금강소나무와 대왕소나무를 다시 살릴 수 없다."며 "국회 환노위, 농해수위와 관련부처는 특별예산편성을 통해서라고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환경데일리 =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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