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데일리 온라인팀]추석 내내 태양광 때문에 마음이 심란했다.
▲이유진 지역에너지전환네 트워크 공동대표 |
태양광&갈등을 검색해보니 전국이 난리이다. 농촌태양광 문제에 대한 토론회에 대한 반응을 보며 짐작했지만, 지역에서 갈등의 골이 상당히 깊다.
"태양광이 들어서면 고향을 떠나야 할지도 몰라요" 관련 기사를 읽다가 주민의 인터뷰를 읽고 순간 멈칫했다.
이건 밀양어르신들이, 핵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이 사용했던 표현인데, 이 분들에겐 태양광이 그런 존재가 된 것이다.
어떻게 태양광을 핵발전소와 송전탑과 비교하냐는 반문이 당연히 가능하다. 그런데 사람들마다 기후변화나 핵발전소, 장거리 송전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는 바에 차이가 크다.
그런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재생가능에너지는 좋은 것이니 지역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만 이야기해서는 설득력이 없을 것 같다.
핵발전소, 송전탑 주변에 사는 주민들 빼고는 한국 시민들중에 에너지생산시설을 자기 생활공간안에서 접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런데 태양광, 풍력은 분산형으로 지역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그것도 어떤 경우 매우 폭력적인 방식의 업자가 있는가 하면, 매우 악성 반대 민원도 있다.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 에너지전환을 표방한 정부에서 1년동안 느낀 것은. 중앙집중적인 에너지시스템의 장막이 얼마나 뿌리깊게 우리를 뒤덮고 있는가였다.
폭염을 기후변화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전기요금 논의만 들끓는 상황에서는 지역주민들이 갖는 반감은 더할 것이다. 이 깊은 시스템을 단기간에 태양광, 풍력이 늘어나는 양적 확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일듯 싶다. 지금 상황으로는 단기적으로 늘어나는 것 처럼 보이지만 평판 관리를 못하면,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잠재성 마저도 갉아먹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집앞 창문을 열면 보이는 저 태양광발전기를 보면, 심란해지고, 생각이 많아진다.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할때도 보기에 어떤지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에너지전환이 왜 필요한지를 묻고 답하면서, 그래서 각자가 자리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아질때 불가역적인 전환의 길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을텐데....
안타까운 것은 시민들은 이제 에너지전환에 대해 들어보기 시작한단계이고, 아직은 탈핵과 에너지전환은 필요하지만 내 집앞은 싫다는, 정부는 3020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태양광을 포함한 에너지전환의 절실함이 덜하다는 것이다.
희망적인것은 시간이 걸리지만, 찬찬히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을 이야기하면, 이해하고 지지할 훌륭한 촛불시민들이 있다는 것.
방법을 한번 같이 찾아보자. 에너지전환를 하려면, 정교함, 세심함. 끈질김, 예의바름. 인내 등등이 필요하다, 정성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저작권자ⓒ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