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지리산표 체조, 오감오미 다양한 체험 문화축제
29~30일 주말내내 지리산씨 협동조합, 복권위원회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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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마을 풍경 그림을 그려놨다. 어머니의 산처럼 마을과 사람들을 품은 공간이 안락없이 꼭 닮았다. |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마을에 가면 고택 운조루가 있다. 바로 앞에 푸른 소나무공원들 더욱 운치를 더하고 있다.
어머니의 산, 지리산 둘레길은 백여개의 마을을 품고 흘러가며 가을에도 도시민들을 불러 들인다.
구례의 고택 운조루 앞 오미마을은 이름값대로 사람들의 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들판에는 잘 익은 벼와 수수가 걷어지며 겨울 맨땅을 드러내고, 일년동안 마을을 떠들썩 하게 했던 어르신들이 바삐 잔치 준비에 한창이다.
이번 주말 10월 29일(토), 30일(일), '가가호호' 타이틀로 시골에서 느껴보는 멋스럽고 흥이 절로 나는 문화잔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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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판소리는 동편제다. 창을 듣고 있으면 쌓인 응어리도 사라지는 묘약 매력을 가지고 있다. 심신을 안정시켜서 일까. 더 흥 이 난다. 오미마을 문화공연에 주테마 프로그램이다. |
오미마을은 관광지 마을이다. 그동안 외지사람들을 위해 일부 한옥민박집을 제외하면 관광은 남의 일이었다.
특히 농사에 의존하던 어르신들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올해부터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곳 분위기는 달라졌다.
몸살림 운동을 하며 어르신들만의 건강무용을 만들고, 우리 소리를 배우다 어르신들의 삶이 담긴 옛소리를 복원했다.
누추하던 가판대는 어엿한 농산물 판매장으로 백화점 못지 않는 디자인이 탄생됐고, 어르신들의 집집마다 숨겨진 생활디자인은 그림 작품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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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리미꽃을 닮은 닭벼슬이 유독 짙고 큰 암닭들이 목청이 맑고 청아할 지리산 공기만큼 우렁차다. |
"누가 우리를 무시한단 말이여."
구례군에 따르면, 섬진강 판소리학교의 김소현 명창은 오미마을 어머니들과 소리를 공부하다 '역시' 하고 무릎을 쳤다고 한다.
잊혀진 소리 하나를 찾았다 싶었는데 그 소리가 끝이 아니라 계속 어르신들의 기억속에서 재생산되고 있었던 것. 이른바 사다지(산아래) 타령도 그렇다. 어머니들이 부르실 때 마다 소리는 그때, 그때 듣기 좋게 업데이트 된다.
이러니 흥이 날수 밖에, 마을사람들은 "아무리 도시에서 삶에 찌들고 힘들고 곧 죽고 싶은 심정이 가득찬 스트레스가 쌓인 이들도 우리 마을에 오면 신통하게 낫는다."고 했다.
참말이다. 인기공방중 하나였던 몸살림과 국선도 공방은 처음에 어머니들의 건강욕심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동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어머니들만의 무용 체조가 만들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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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에는 누가 누구네가 살고 있지, 도시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시간도 필요하다. 사람만 사는 공간은 절대 아닌 함께 더불어 지킬 것은 지키며 사는 것을 배우는 아이들이 더 창의력과 배려가 깊다는 점, 이번 주말 확인해보면 어떨까. |
시골분들이라 가까운 곳은 병의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올 것 같으면 쑤시는 삭신을 며느리 손자손녀 손길이 그립듯이, 신기방기하게 지리산표 체조가 등장했다.
"팔다리가 아프면 어떠랴.", 앉아서도 체조를 이어가신다. 이를 함께 하던 예사랑공방의 정은정 씨는 "부끄럽고 낮설어 하시다가도 적응하면 금방 즐기셔요. 벌써 몸이 좋아졌다는 분들도 계시고."라고 전한다.
집집마다 문화조사를 벌이던 그림책 작가 오치근씨는 집집마다 숨겨져 있던 디자인 작품들을 발굴하고 그것을 어르신들이 다시 그림 작품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함께 해왔다.
올해만 보는게 아니라 어르신들이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문화예술적 요소를 자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서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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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시작과 끝이다. 안개 낀 지리산 고혹적이며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 산을 넘으면 금강산, 묘향산, 백두산으로 이어갈 수 있다. |
그 외에 마을 젊은이들과 다 쓰러져가던 농산물 판매대 대신에 마을의 특성을 살린 디자인 판매장이 운치를 더하고 정감이 가는게 이곳 오미마을이다.
마을 아이들, 어르신들과 문화지도를 만들어 마을의 역사문화를 다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 지도는 이후 마을에 오신 손님들을 위해서도 활용될 예정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10월에 들어서면서 작심을 하고 단풍이 절정인 오미마을에서 어르신들의 소소한 반란이 시작됐다.
올해 이러한 생활문화 공방의 성과물을 이번 오직, 오미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29일 오후 1시부터 있을 행사에서 이런 스토리를 함께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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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기와담벼락 위에 뻗은 감나무는 기억했다. 정직하고 토실토실하게 지리산의 명품 햇볕과 공기, 물과 바람으로 무럭 자랐다. |
마을에 소외되는 사람 없이, 갈등을 함께 풀어 나가는 마을 공동체성을 복원하기 위해 어르신들이 마지막 노력을 다하고 계신다.
가을 지리산의 진정한 풍요로움은 이렇게 마을에서 마음속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럼 오미동 일원에 펼쳐지는 문화행사를 미리 들려다보면, 마을어머니 장터, 디자인 장터, 가정의 계절 수확 농특산물 판매, 오미동 문화걷기투어, 마을생태농장, 농장체험, 자유놀이터, 국궁체험, 마을음식체험, 소나무공원 어머니 손맛 국밥, 부침개, 수수떡 등을 실껏 먹을 수가 있다.
백미는 마을의 소리를 찾아서다. 어머니들의 옛소리 발굴 공연, 초청공연인 가수 수수의 콜라보 공연과 몸살림 국선도 체조, 어머니들의 건강체조공연도 볼 수 있다.
지리산은 마을 어르신들이 농부이자 시인이자, 공연제작자로 지리산 스토리텔링을 선사한다.
이번 문화행사 기획 지리산씨 협동조합 및 마을 어르신들, 주관 한국문화원연합회, 후원 복권위원회가 마련했다.
올 가을 지리산 여행, 평생 추억의 가장자리에 남을 만할 것이라고 강력 추천했다.
임현수 지리산씨 협동조합 대표는 "서울에서 이곳까지 거리 멀지 않는다. 금요일 신나게 달리면 서너시간이면 도착한다."고 했다.
'지리산씨(C)'는 지리산 둘레지기 아카데미, 지리산 에코투어포럼, 구례 협동조합 강좌를 이어서 만들어진 지리산컨텐츠생산자 협동조합이다.
'지리산C'는 성(性)의 구분도, 학력이나 재산유무도 묻지도 따지지 않다. 지리산 학교, 지리산 마을, 지리산학(學), 지리산시(市, City)를 꿈꾸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문의 지리산씨 협동조합 070-8880-0352, 이메일 jirisan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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