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률 높은 전남, 전북,충남, 경북 순
국가 치매진료비 지원 받은 환자 21만 여명
김원이 의원 "고령화사회 보편 지원 찾아야"
치매유발인자 차단 및 조기 치매치료 중요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기반 치매서비스 강화
[환경데일리 이은주 기자]"18년 남편과 함께 해외 출장 겸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입국장에서 화장실을 갔던 남편이 저를 바로 앞에 두고도 찾지 못하고 배회했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남편은 치매검사를 받았고, 남편 나이 56세에 치매경계단계라는 진단을 받았다." 치매환자 가족 수기 공모작 일부 내용.
인생 말년을 가장 참혹하게 만드는 치매질환, 휴대폰에 안내문자 중 대다수가 치매증상으로 실종자 찾는 문자다. 보건당국 집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국민 10명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다. 특이한 점은 최근 들어 젊은 층으로 알콜성 치매유병률도 늘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치매유병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라남도로 나타났다. 그만큼 고령자가 많다는 증거다. 이에 따라 정부의 복지정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령화사회 치매의 조기발견과 전문 치료를 위한 보편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원이 의원(목포시)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는 944만 7274명이다. 이중 치매로 추정되는 환자 수는 97만 6923명(1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치매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12.2%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서 전북(11.8%)과 충남(11.8%)이 그다음으로 높았다. 경북(11.3%), 제주(11.2%), 강원(11.1%) 순이었다. 노인 인구가 많으면서 의료인프라가 취약한 농어촌 지역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치매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하면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치매 환자 수도 증가 추세다. 치매 증상이 심해지면 공간지각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익숙한 곳도 쉽게 찾지 못하고 길을 잃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김원이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치매환자 실종신고 접수 건수는 총 1만4527건으로 나타났다. 2019년(1만2479건) 대비 16%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에만 7017건이 접수됐다.
복지부와 전국 지자체는 치매의 조기치료과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치매치료관리비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만60세 이상 치매진단을 받고 치료약을 복용하는 사람의 진료비를 연 36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기준 중위 소득 120% 이하인 사람만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치매진료비를 지원받은 사람은 지난해 21만 6937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지원금액은 21만 1000원이다. 이처럼 지원금조차도 매년 줄어드는 것도 치매가족들에게 큰 부담으로 내몰리는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치매증상 자가진단표 |
그러나 치매인구 100만명 시대에 이같은 선별적인 지원은 증상의 조기발견과 적극적인 치료를 이끌어내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전남 목포·순천시, 경기도 안성시·양평군 등 일부 지자체는 소득과 상관없이 지역에 거주하는 치매환자에게 치매진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김원이 의원은 "치매환자 발생은 본인이나 가족 모두 보호자의 삶의 질 향상을 깨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조기발견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치매진료비 지원 대상자의 소득기준을 완화해 고령화시대에 걸맞는 보편적인 지원 개선은 물론 요양보호사에 대한 선진국 수준으로 질적 처우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위 소속 한정애 의원은 "과다한 경쟁, 지나친 음주, 사회적 갈등이 커지면서 젊은 층으로 치매증상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근본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뒤늦게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기반 치매서비스를 강화하고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치매안심마을 우수 선도사업'을 공모, 48개의 치매안심센터를 선정했다.
전국 256개 시군구에 구축된 치매안심센터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치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치매환자가 자신이 살던 익숙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읍면동 단위로 지역 특성에 따라 치매안심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치매안심마을 우수 선도사업은 기획력 있는 치매안심센터에 예산을 지원해 지역사회 특성에 기반한 치매관리사업을 발굴 확산해, 서울 광진구 등 48개 치매안심센터를 선정했고, 총 12억 7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