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무기 계류 국회법 125조 제6항, 헌법소원 청구
20대 국회 청원 80% 이상 만료폐기, 심사부작위 해당
"국회 국회법 제6항 폐지 청원제도 개선해야"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21대 국회에 접수된 청원은 6월 8일 기준 총 133건에 달한다. 그중 채택된 건은 한 건도 없다. 국회 본회의 불부의 20건, 철회 1건으로, 청원 처리율은 현재 15%에 머물고 있다. 계류된 112건의 청원 중 91건은 이미 회부일로부터 150일이 지났고, 가장 오래된 청원은 2020년 7월 8일 회부돼 1066일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2023년 6월 8일 기준) 이 중에서도 50건은 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도 작성된 바 없고, 약 15건 정도만이 소위원회에서 일부 논의만 이뤄졌다.
이처럼 국민들이 청원하는 법안을 심사조차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헌법이 보장한 청원권까지 박탈하는 불법행위라며 현재 헌법 소원까지 가게 됐다.
19일, 참여연대와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연대에 따르면, 국회가 청원 심사를 무기한 미룰 수 있게 하는 국회법 제125조 제6항과 국회가 적법하게 접수된 청원을 심사하지 않는 심사부작위가 헌법이 보장하는 청원권을 침해해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80% 이상의 청원이 국회 임기만료일까지 심사를 마치지 못해 자동폐기됐고, 21대 국회 또한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현재 접수된 청원의 85%가 처리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원칙적으로 150일 내 청원심사를 마쳐야 하지만, 장기간 심사를 요하는 청원은 무기한 심사를 미룰 수 있게 하는 국회법 제125조 제6항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청원권을 보장하기는 커녕 무기한 방치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제125조 제6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야 한다.
헌법소원 청구인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2021년 11월 23일 박주민 의원의 소개를 받아 '국민의 실질적 청원권 보장 위한 국회법과 국회청원심사규칙 개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다른 청구인 이지언(환경운동연합 전 활동가)은 22년 9월 30일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동의청원으로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 위한 탈석탄법 제정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접수했다. 그러나 두 청원은 국회법 제125조 제6항에 따라 장기간 심사를 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1대 국회 임기만료일인 2024년 5월 29일까지 심사가 연장됐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채 방치돼있는 상황이다.
민주화 이후인 제13대 국회부터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청원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특히 국민동의청원 제도가 신설된 20대 국회의 청원 임기만료폐기율은 80%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회법 제125조 제6항이 장기간 심사가 필요한 사안을 신중히 심사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청원심사의무를 해태하고 방기하는 데 만연히 남용되면서 청원인들의 청원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
탈석탄법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연대 74개 단체는 성명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청원권은 국가기관이 청원을 수리할 뿐 아니라 심사 그 결과를 통지할 것까지 요구하는 권리다."며 "접수만 받아놓고 심사하지 않거나 심사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청원인에게 통지하지 않으면 청원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전이라도 국회는 1년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청원제도가 국민의 청원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국회법과 국회청원심사규칙을 개정하고, 청원 심사에도 전향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 사건은 법무법인 이공의 김선휴 변호사가 대리하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리걸클리닉이 지원하는 공익소송으로 수행하는 사건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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