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돌봄 선언, 공존을 향한 생추어리
8일, 연세대 백주년기념홀서 공동주관
곰보금자리·동물해방물결·새벽이생추어리
돌봄과 공존 상상, 살아가는 세상 방향 묻다.
지난 8일, 연세대 백주년기념홀에서 '2025 생추어리를 생각하는 포럼: 동물 돌봄 선언, 공존을 향한 생추어리'가 열렸다. 이번 포럼은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해방물결, 새벽이생추어리 세 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이세림 활동가의 사회와 함께 동물 생추어리와 관련된 논의들을 망라하는 첫 번째 종합 포럼으로 진행됐다.

국내에서 생추어리를 직접 운영하는 세 단체는 지난해 10월 4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에 '보금자리 선언'을 발표했다. 생추어리를 착취에서 벗어난 동물이 스스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공간, 인간이 그들의 존재를 존중하는 새로운 관계의 터전으로 제시했다.
이번 포럼은 선언을 현실 속 논의로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 연구자, 활동가, 시민 등 약 100명이 참석, 생추어리의 정의와 법적·윤리적 기준, 동물 돌봄의 의미와 교차성, 교육연계와 지역상생의 거점을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 '생추어리의 정의와 기준'에서 생추어리의 개념을 법적·윤리적 관점에서 구체화를 논의했다.
곰보금자리 최태규 대표는 '동물 생추어리의 조건'발표를 통해 "동물에 대한 통제와 규율 대신 돌봄과 존중을 중심에 두려는 시도가 일상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새벽이생추어리 그린 활동가는 '생추어리의 운영 방향성 – 착취에서 뒤돌아 새롭게 판을 짜기'발표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착취로부터 뒤를 돈다는 것은 우리가 착취의 세계로부터 왔음을 인식하고, 생추어리의 한계 속에서 거주민의 주체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언어와 정책을 통해 돌봄의 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 세션 '돌봄의 정치, 종을 횡단하며'에서 돌봄에 관한 지형의 변화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김민재 활동가는 '사회 속 동물 돌봄 노동'에서 "돌봄은 섬세한 전문성과 축적된 경험이 요구되는 노동이지만, 동물 돌봄 노동은 여전히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고 공감했다.
또 "돌봄의 본질에는 대상에 대한 정서적 존중과 관심이 있는 만큼, 동물 돌봄 노동이 공공의 영역에 편입될 때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연구소 '창' 류은숙 연구활동가는 '돌봄 논의의 지형과 마주친 장벽들'을 통해 "돌봄이 서비스화·상품화된 현 지형은 위계적, 종차별, 타자화 등 온갖 차별이 모인 '돌봄의 부정의'를 낳고 있다."고 발언했다.
류 활동가는 "노동력 재생산을 넘어 사회를 재구성하는 활동으로 돌봄의 의미와 가치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페미니즘학교 황주영 팀장은 '페미니즘적 전환으로서 돌봄에서의 종-관계'를 통해 "돌봄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권력관계에서 폄하돼 왔다."며 돌봄의 재가치화는 인간과 동물의 지배-종속 관계를 부수는 새로운 관계 구축의 근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청중 토론은 연세대 비교문학협동과정 신지영 교수는 "돌봄 노동의 외주화가 아닌 인소싱의 필요성, 시스템 변화를 통화 돌봄의 부담 완화, 동물 돌봄에서의 '관계적 자율성' 등의 논의가 필요성도 밝혔다.
마지막 세션 '배움과 공존의 장소로 지역에 뿌리내리기'에서 생추어리가 교육과 연계하고, 지역과 상생하며 확장되는 가능성에 대한 논의했다.
동물해방물결 이승찬 캠페인국장은 '자리잡는 거점형 보금자리 사례'를 통해 "달뜨는보금자리는 동물권 단체, 주민, 지자체 간의 논의와 협업이 지역 소멸에 대응하고 인간과 동물이 새롭게 관계 맺는 방식을 보여준 희망적 사례"라고 전했다.
새벽이생추어리 시옷 활동가는 '생추어리의 교육적 가능성' 발표에서 "생추어리에서 동물 돌봄 경험은 자본주의에서 소외되는 돌봄 노동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거주동물의 주체성을 존중하는 수평적 관계 맺기를 통해 분명한 교육 효과를 가진다."고 전했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함정희 중랑천팀장이 '중랑천에 야생동물 생추어리가 있다'를 현장의 목격자로 나섰다.
함 팀장은 "서울 동북권 생태계 거점인 중랑천을 도심 야생동물의 피난처로 조성하고 지켜낸 건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돌보는 마음의 힘을 통해 가능했다."며 "관심과 행동은 생추어리 유지와 확산에 큰 버팀목이다."고 했다.
연세대 최명애 교수의 진행한 청중토론에서 "생추어리가 지역과 관계 맺는 방안, 인간이 설정한 '생태교란종' 경계 성찰, 다종의 공동체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실험과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 등 의견이 개진됐다.
지역상생과 관련, 주민이 바라본 생추어리에 대해 달뜨는마을 영농조합법인 김경림 사무장은 "일할 사람이 없고 브랜드가 없던 마을에 동물을 살리고 싶다."며 "이주한 청년들과의 만남은 마을의 큰 활력을 불어넣었고, 생명존중과 채식 생활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인식도 자연스러워졌다."고 마을의 변화를 소개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해방물결, 새벽이생추어리는 제도화 논의의 공론화, 동물과의 공존 캠페인과 정책 제안 활동을 단단하게 나갈 계획이다. 현장에는 세 단체가 운영하는 생추어리의 돌봄일지, 사진, 물품 등이 함께 전시돼 주목을 끌었다. [환경데일리 =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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